[기자수첩]주가지수 1900, 잊을 건 잊어라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2010.10.06 16:02
글자크기
코스피 주가지수가 1900을 넘어섰다.
머지않아 2000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각 증권사들은 내년도 주가지수 전망치를 상승 조정하고 있다.

주가지수는 최고치를 향해 달려가는데 주변에선 대박을 쳤다는 주식투자자들을 좀처럼 찾기 힘들다. 왜일까.
올 1월부터 현재까지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보면 개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3조8664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 시장에서 1조3531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보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13조6996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주가지수 1900을 돌파한 6일 증시에서도 외국인은 순매수, 개인은 순매도 패턴을 보이고 있다.



시계바늘을 10년 뒤로 돌려보자. 2000년 초 코스피 주가지수는 1000 수준이었다. 10년 새 지수가 두배 가까이 올랐지만, 주요 대형주의 주가상승률은 그 이상이다.

현대차가 2만원대에서 16만원까지 8배 상승했고 1만7000원 대였던 LG화학은 32만원까지 20배가 올랐다. 조정을 받은 일부 IT업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대형주들은 5~10배의 주가상승을 보였다.



대형주 상승폭에 비해 지수 상승이 낮은 이유는 거래소에서 수많은 소형 주식들이 '청소'됐기 때문이다. 갖가지 이유로 상장폐지된 소형주들이 지수에서 빠지면서 지수 상승폭이 제한된 것이다.

우량 대형주는 주가상승률도 더 높고 부도 가능성은 더 낮다는건 상식이다. 고수익 저위험 주식이다. 그런데 개인들은 소형주에 집착한다.
개인 투자자들의 뇌리엔 10년 전 벤처붐의 강렬한 기억이 남아 있다. 몇십퍼센트씩 급등락을 거듭하고 며칠 동안 연거푸 상한가를 기록하던 코스닥 시장에 대한 미련이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센터장은 "주식을 고를 땐 평생 갖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주식을 사라"고 조언한다. 대박에 대한 환상과 조급함을 덜고 차분한 마음으로 1900 이후 시장을 내다봐야 할 시점이다. 별 도움 안되는 과거는 잊는게 좋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