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인데 아파트에 대출전단지 왜 넘쳐?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10.10.0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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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부동산 신풍속, 주택담보대출금리 싼 1P 찾아라

부동산 거래가 거의 없는 요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창구는 썰렁하기만 합니다. 전세난으로 인해 갑자기 전세자금이 필요한 고객들의 대출 수요만 간혹 있을 뿐 대체로 조용하다고 하네요.

그런데 아파트 내 광고판을 비롯해 단지 곳곳에는 제2금융권(보험, 캐피탈 등) 주택담보대출 광고 전단지가 여전히 넘치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대출 수요가 없거나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으면 광고도 하지 않아야 하는데 이상한 일입니다.



부동산 침체인데 아파트에 대출전단지 왜 넘쳐?


업계를 통해 알아보니 제2 금융권 대출 수요는 여전히 많다고 합니다. 과거에 DTI와 LTV 조정이 이뤄지기 전(2008년 말∼2009년 초 이전)에 대출 받았던 사람들은 보통 연9∼11% 정도에 대출을 받았다고 합니다. CD금리도 높았고 가산 금리도 높아서였겠죠.

지금 2금융권에서 취급하는 대출 금리가 은행권보다 약간 높은 5∼6%임을 감안하면 큰 차이가 납니다. 제 2금융권은 통상 시중은행과 달리 LTV 60% 이상 대출이 나갈 수 있습니다. 업체에 따라 최대 85∼90%까지 가능합니다. 투기지역 여부를 비롯해 소유자가 사업자로 돼 있는지 등 여러 요건에 따라 달라지죠.



한 캐피탈사에 따르면 은행처럼 LTV 60% 기준으로 대출이 나갈 경우 금리가 4.4∼4.7%정도로 정해집니다. 70%는 5.3∼5.4%, 80%는 5.8∼6.3%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 사업자금용으로 나가는 85∼90% 이상 역시 8.2∼8.3%로 과거보다 금리가 낮습니다.

결국 과거에 높은 금리로 대출 받은 사람들이 2금융권을 통해 대환 대출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대환대출이란 과거 A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는데 B은행의 금리가 낮아 이쪽으로 갈아타는 겁니다. 물론 중도상환수수료는 본인 부담입니다. 이 또한 설정비 본인 부담 여부에 따라 면제될 수 있으니 갈아타는 사람들로선 훨씬 경제적입니다.

물론 지금 수요는 이런 대환대출 외엔 별로 없다고 합니다. 한 손해보험사 대출 중개인에 따르면 "부동산 침체기다보니 고객이 별로 없다"면서도 "급여수준 문제 등으로 은행권에서 금리가 높게 나오거나 대출 한도가 부족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경기는 침체됐지만 2금융권 대출광고가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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