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작전 하듯 열린 신한지주 사외이사 워크숍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10.10.05 11:26
글자크기

철통보안 속 진행… 경영진 제외한 9명 전원 참석

5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신한금융그룹(신한지주 (55,500원 ▼1,400 -2.46%)) 사외이사 정기 워크숍은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철통 보안 속에 진행됐다.

신한지주는 이번 워크숍을 비공개로 진행했으며 워크숍 장소도 공개하지 않았다. 사외이사들은 '위치를 모른다'고 함구했고 호텔 측에서도 장소를 알려주지 않았다.



한 사외이사는 "정확한 위치는 모른다"며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고 있다"고만 밝혔다. 다른 사외이사는 "워커힐호텔 옆에 있는 곳으로 간다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워크숍 장소는 워커힐호텔 애스톤하우스로 밝혀졌다. 각종 신차 발표나 심은하 등 연예인들의 결혼식이 많이 열리는 장소다. 애스톤하우스로 가는 진입로 입구에는 일찌감치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됐다.



007작전 하듯 열린 신한지주 사외이사 워크숍


10시가 가까워지자 검정색 승용차들이 하나둘씩 애스톤하우스 진입로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재일교포 사외이사 4명을 비롯해 9명이 전원 참석했고, 이후 행사장 문은 굳게 잠겼다.

참석한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의장인 전성빈 서강대 교수, 김병일 전 기획예산처 장관, 류시열 법무법인 세종 고문, 윤계섭 서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필립 아기니에 BNP 파리바 아시아리테일 부문 본부장, 김휘묵 삼경교통 상무이사, 김요구 삼양물산 대표이사, 정행남 재일상공회의소 고문, 하라카와 요지 선이시트플레이스코포레이션 대표 등이다.

이날 워크숍에 관심이 모인 이유는 지난달 2일 시작된 신한사태의 후속 대책이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 때문. 신한지주 측이 워크숍을 공개하지 않으며 궁금증이 증폭됐다. 매년 추석 이후 정례적으로 개최된 행사지만 올해는 경영진 간 법적 분쟁이 벌어진 가운데 개최돼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신한지주 안팎에서는 신상훈 사장 직무정지 이후 경영공백 등에 대비하고 최근 불거진 이백순 행장의 5억원 수수설 등에 대한 비공식적 토의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재일교포 사외이사들 역시 이번 워크숍에 앞서 의견을 모으고 이날 이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한지주는 이날 워크숍이 매년 경영계획 수립에 앞서 개최되는 정기 워크숍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신한지주 측은 "이백순 신한은행장 등 경영진 사외이사는 참석하지 않았다"며 "경영 계획 수립 전 사외이사들이 공부하는 자리"라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라응찬 회장은 지난 2일 홍콩으로 출국, 현재 국내에 없는 상태다.

한편, 이날 참석한 사외이사 한명은 참석 직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늘 회의는 내년도 경제동향을 듣고 중장기 계획 추진 현황 등을 듣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정 중에 최근 신한사태와 관련한 의견을 얘기하는 시간은 없다"며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신한지주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