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글판 모음, '읽다,거닐다,느끼다' 발간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10.10.0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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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글판 모음, '읽다,거닐다,느끼다' 발간


"서울 시내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시에 담긴) 자연을 노래하는 경험을 하게 만들고 싶었다"

해마다 노벨문학상의 수상 후보자로 거론되는 고은 시인은 변함없는 광화문의 한 글귀에 대해 이런 의미를 부여했다. 고은 시인의 희망이 담긴 것은 바로 서울 광화문에 걸린 광화문글판이다.

교보생명은 광화문글판 20년을 맞아, 역대 문안을 모아 한 권의 책(‘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으로 엮었다고 4일 밝혔다.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빌딩과 대전·부산·광주·제주도 등의 교보생명사옥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광화문글판의 감동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함이라는게 회사의 설명이다.

특히 판매 수익금 전액은 소년소녀가장, 다문화가정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꿈을 키워가는 이웃들에게 전달된다. 지난 20년간 광화문글판이 노래해 온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실천하는 것.



교보생명 신용호 창립자의 제안으로 1991년 처음 광화문 사거리에 모습을 드러낸 ‘광화문글판’.

30자 남짓의 짧은 글귀지만 사회, 시대상황과 긴밀히 소통하며 시민들에게 때로는 희망을, 때로는 사랑을, 또 위로를 건네고 있다.

20년간 총 63편에 고은, 정호승, 도종환, 김용택, 공자, 헤르만 헤세 등 동서고금의 현인과 시인 40여명의 작품이 인용됐다. 이 중에는 이솝우화, 불교경전도 있다. 최근에는 힙합곡 가사에서 문안을 발췌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하기도 했다.


광화문글판 문안 모음집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에서는 역대 문안 54편과 함께 원문을 감상할 수 있다.

또 늘 그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가볍게 지나치지만 설치 과정의 어려움도 생생히 소개됐다. 시 한편, 소설 한편이 태어나기까지의 난산 과정과 흡사하다. 신문지 800배 크기의 천에 초등학생 키와 맞먹는 글자가 30여자 담기는 광화문 글판은 설치를 위해 4층 높이의 대형 크레인 두개가 필요하다. 지난해에는 봄편 설치 때 바람 때문에 글판이 땅으로 떨어지는 사고도 생겼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광화문글판이 광화문의 상징적인 존재를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아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는 교보문고, 예스24등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판매된다.

한편 교보생명은 아름다운 가게의 재활용 디자인 브랜드 ‘에코파티메아리’와 손잡고 광화문글판에 쓰였던 천을 재활용해 만든 가방과 카드지갑 등을 이달부터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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