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은행대출 막히자 회사채로 우회

더벨 김동희 기자 2010.10.04 10:45
글자크기

만기 3·4·5년·2500~3000억원 규모 추진···"금리는 제 등급보다 높을 듯"

더벨|이 기사는 10월01일(15:2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 (17,630원 ▲320 +1.85%)이 설비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원화채권 발행에 나섰다. 현대그룹과 채권은행의 갈등 격화로 은행 대출이 막하자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현대그룹은 외환은행과 재무약정체결을 거부하고 주거래은행 교체를 위해 대출금을 상환하고 있다.



해운업황 개선으로 영업실적이 좋아지는 것도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5일 오후 회사채 입찰···"시설투자+운영자금 용도"



현대상선은 오는 22일 발행을 목표로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만기는 3년과 4년, 5년 등 3종류이며 규모는 3년짜리가 1300억원, 4년과 5년짜리를 각각 600억원 씩이다. 오는 5일 오후 4시까지 입찰을 실시해 발행 조건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입찰 결과에 따라 발행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신용등급은 'A0'.

조달한 자금은 시설투자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발주한 선박 등의 인수대금과 운전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말 기준 현대상선의 운전자본은 1901억원이며 현금성자산은 8822억원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자금이 필요한 것은 알지만 은행들이 대출을 나설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최근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행 성공 가능성 'Up'···"금리는 다소 높을 듯"



현대상선의 이번 회사채 발행은 큰 무리 없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해운 업종에 대한 채권 투자 심리가 완벽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실적향상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과 채권은행 갈등에 대한 법원의 가처분신청 결과도 현대그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최성준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17일 신규 여신 중단 등 채권단이 내린 제재를 풀어 달라며 현대그룹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다만 발행 금리는 같은 등급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보다 다소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A0' 등급 3년짜리 회사채 민평수익률은 4.34%(KIS채권평가 9월30일 마감기준)이며 기존 현대상선 채권 민평수익률은 5.74%다.

자산운용사관계자는 "글로벌 경제가 회복중인데다 법원도 현대그룹 손을 들어주고 있어 현대상선 회사채 발행은 무난히 성공할 것 같다"며 "현재 회사채시장이 좋아 금리가 부담스런 수준은 아니겠지만 제 등급보다는 높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HMM 차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