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家 6일 한자리, 현대건설 '아름다운 합의'는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10.10.0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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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정화 여사 1주기… 전쟁없는 '양보' 어려울 듯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경합하는 현대가(家)가 오는 6일 한자리에 모인다. 이날 정몽구 현대차 (250,500원 ▲4,500 +1.83%)그룹 회장의 부인 고 이정화 여사 1주기를 맞아 현대가 주요 오너들이 얼굴을 맞댈 예정이다.

현대건설 (30,950원 ▼200 -0.64%) 인수의향서를 낸 곳은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 2곳뿐이어서 집안 내 극적인 합의가 이뤄진다면 국내 최대 건설사 주인은 쉽게 가려질 수 있다. 하지만 현대차 및 현대그룹이 모두 인수에 사활을 건 만큼 어느 한쪽이 양보하는 '아름다운 모습'은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6일 저녁 서울 한남동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자택에서 열리는 고 이정화 여사 1주기에는 범 현대가 식구가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집안일을 솔선수범해서 챙기는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 최대주주), 집안행사에는 빠지지 않는 정상영 KCC (310,500원 ▲21,000 +7.25%) 회장, 그리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할 전망이다.

그러나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해 속깊은 얘기가 오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우리 집안은 제사 때 일얘기 안한다"는 정몽준 의원의 말처럼 평소 분위기도 그렇거니와 민감한 시기여서 현 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1주기 행사 후 곧 자리를 뜰 것이란 예상이 우세한 편이다.



현대상선 (17,630원 ▲320 +1.85%) 지분 문제도 마찬가지다. 업계 일각에선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을 확보, 지배구조 안정화를 이루고 한편 현대차는 현대건설을 확보하는 '윈윈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그러나 범 현대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지금은 양측(현대차와 현대그룹)이 모두 (현대건설) 인수에 사활을 건 상황"이라며 "현대상선 지분 처리는 현대건설 인수전이 마무리된 후 얘기될지 모르지만 지금은 논의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대그룹 분위기는 여기서 벗어나지 않는다.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 목적이 단순히 지배구조를 안정시키는데 있지 않다고 강조한다. 그룹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현대상선 외에 '캐시카우'가 필요한 만큼 현대건설은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엘리베이터나 대북사업 등에서 사업연관성이 커 현대건설 인수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인정'에 앞서 '냉정'을 우선시한다. 무엇보다 정몽구 회장이 사업에 관한 한 냉정한 판단을 한다고 한다. 경쟁상대가 '형편 어려운 제수씨 그룹'이라 해서 인수전에 느슨하게 임하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더구나 현대건설이 3조5000억원에서 4조원 정도에 매각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정도는 현대차 내부에서 충분히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현대상선 지분정리도 그리 녹록지 않다. 현대차가 현대건설 인수에 성공한 후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그룹에 넘겨줄 경우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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