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나와 김태호는 다르다"

머니투데이 양영권,김선주 기자 2010.09.3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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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자 차량에 감사원 직원을 운전기사로 제공한 것에 대해 사과를 안 할 것인가.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
▶옆에서 보기에 적절치 않다는 것은 감수하겠지만… (사과할 사안은 아니다.)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

-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도 도청 직원을 배우자의 운전기사로 썼다.
▶그건 상황이 다르다.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30일. 전날 김 후보자가 감사원 직원에게 부인의 차량 운전을 맡겨 왔다는 사실을 폭로했던 이용경 의원은 김 후보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운전기사를 별정계약직으로 채용한 취지에 비춰보면 위법부당하지 않다"고 맞섰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4대강 감사 발표 지연과 수입 은닉, 친인척 비리, 병역 기피 의혹에 대한 추궁이 이어졌지만 김 후보자는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끝까지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4대강 감사 결과발표가 지연된 이유에 대해 "중요한 국책사업이고 논란 많은 사업 인 만큼 한 치의 오류도 없어야 한다는 게 감사원의 기본 입장"이라며 "검증할 부분이 많고 과학적 검증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청문회에는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 법률지원팀장 출신으로 감사위원에 임명돼 현재 4대강 감사 주심을 맡고 있는 은진수 감사위원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은 위원은 "내가 맡은 지 3개월 정도 됐는데 국토해양부가 기술적이고 공학적인 문제로 이견을 제시해 고민이 많이 됐다"며 "발표를 늦출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순번을 조작해 자신에게 4대강사업 주심위원을 맡겼다는 의혹에 대해 "돌아가면서 배당한 것으로 안다"며 "4대강사업 담당 과장이 내게 와서 사업 내용을 보고하길래 그 때 알았다"고 말했다.

동신대에 대한 특혜 국고 지원 의혹과 관련해 김 후보자의 누나인 김필식 동신대 총장도 증인으로 나왔다. 김 총장은 "내가 못된 며느리가 돼 버렸다"며 "친정 문제로 학교가 적나라하게 부정한 학교처럼 발표돼서 시댁에 면목이 없다"고 토로했다.

또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이 "김 후보자가 지명 받은 뒤 가족들이 환영했느냐"고 묻자 "모두 반대했다"며 "본인이 말했듯이 동생이 대법관으로 임기를 마치는 게 우리의 바람이었다"고 말했다.

야당은 이날 친인척 관련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 조카가 대표이사로 있는 (주)펀스테이션이 연루된 성남시의 '펀스테이션 사업'에 대해 감사원이 자료를 수집하고도 본격적인 감사에 나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감사 중단 과정에 김 후보자가 개입했다는 것.

그러자 김 후보자는 "내가 영향력을 미칠 의도였다면 감사원에서 그냥 내버려 두지 뭐하러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확인 했겠냐"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 '스폰서'를 둔 것이 아니냐는 추궁은 이날도 이어졌다.

허원제 한나라당 의원은 "2005년 이후 김 후보자의 소득과 지출, 예금 증가 내역을 분석한 결과 5년간 5000만 원 정도, 1년 평균 1000만 원 정도의 수입 내역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기관장으로서 직책 수행을 위해 현금으로 월 300만 원 정도 받는다"며 "이것이 수입으로 잡혀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공관 연회를 개최하거나 직원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등의 직책 수행을 위한 비용을 신용카드로 내 왔기 때문에 지출이 더 많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가 독일 유학시절 현지에서 만난 독일 파견 광부와 간호사들을 회상하면서 울먹이는 장면도 연출됐다.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이 과거 김 후보자가 독일에 파견됐던 간호사와 광부를 만난 뒤 "그들의 공로를 잊을 수 없다"는 취지로 글을 써 기고한 사실을 지적하며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에 대한 예우를 당부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 얘기를 하니까 새삼 북받쳐 오른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김 후보자는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애정은 마찬가지다. 총리가 되면 어려운 사람들을 지원하고 각종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청문특위는 이날 청문회를 완료하고 10월1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경과 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본회의 표결 결과 총리 인준 안이 의결되면 이명박 대통령은 곧바로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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