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주방의 新성장동력 저온진공조리법 ‘수비드’

머니투데이 송우영 월간 외식경영 2010.09.2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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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조리법이 진화되고 주방 기구들은 최첨단화 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음식이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한식에 있어 그런 과학화와 진화 속도는 다른 음식에 비해 더디다.

입으로는 한식세계화를 외치면서도 주방에서는 전통 조리법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달에 소개하는 수비드는 과학적인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조리법이다. 서양 음식에 많이 활용되고 있으나 한식과의 접목에도 전혀 무리가 없으며 한식 발전에 가속도를 붙여줄 잠재력이 충분하다.



◇ 세계 주방에 유행하고 있는 과학적 지식과 도구
분자요리는 주방에 과학을 본격적으로 접목하는 계기였다. 이달에 소개하는 수비드(sous-vide)는 분자요리법의 하나다. 수비드를 포함한 분자요리는 테크닉보다는 이론적인 공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음식점주방의 新성장동력 저온진공조리법 ‘수비드’


그러나 어렵게만 생각할 필요 없다. 수비드나 분자요리나 엄밀히 따지면 지금까지 있어 왔던 조리법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했을 뿐이다. 또한 요리법에 진화속도에 맞추어 빠르게 최첨단화 되고 있는 주방 기구들이 편리한 접목을 가능케 한다.



수비드는 간단히 말해 저온진공포장조리법이다. 식재료를 진공 포장하여 요리사가 계획하여 계산한, 정확한 저온도에서 장시간 조리하여 만들어 저온조리법이라고 하기도 한다. 프랑스에서 유래하여 주로 유럽에서 많이 사용되어오던 수비드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퍼지고 있는 조리법이다.

수비드로 조리하기 위해서는 진공포장기와 물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수비드 기구가 필요하다. 우선 식재료와 양념, 소스 등을 함께, 혹은 식재료만을 내열성 비닐 팩에 넣어 진공 포장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삼투압작용이 강화되어 재료의 질감이 더욱 부드러워진다.

다음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여 장시간 익히는 것이다. 재료에 따라서, 원하는 식감에 따라서, 요리사가 의도하는 대로 물은 40도~80도 정도를 유지해야 한다. 단 몇도 차이로 원하는 식감이 나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경험에 의존하던 조리법을 과학적으로 분석
수비드 기구가 없을 때는 온도계를 물속에 꽂아두고 온도를 체크 해가면서 조리를 하기도 했지만 그 과정은 너무 길고 불안정하다. 그래서 화학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액체의 온도를 일정하게 기구를 주방에 들여놓게 되었고, 일부 업체에서 주방을 위한 수비드 기계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음식점주방의 新성장동력 저온진공조리법 ‘수비드’
수비드 요리가 전세계 요리사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지금까지의 조리법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웠던 것을 수비드를 이용한 조리법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비드는 큰 범주로 따져 1990년 말부터 2000년을 지나면서 식재의 새로운 질감과 풍미를 느끼게 하는 조리법으로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분자요리법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분자요리법이란 음식과 조리의 기본을 분자로 보고 음식의 질감과 조직, 요리과적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새로운 맛과 질감을 개발하는 것을 말하며 그렇게 탄생한 요리를 분자요리라고 한다. 요리할 때 주사기, 튜브, 스토이드 등 화학 도구와 액화 질소, 알긴산 등을 사용해 요리를 하고 있는 모습처럼 보이기보다 화학실험을 하고 있는 듯해 보인다.

◇ 어떤 식재든 맛과 영양의 최고치를 끌어내
1988년 프랑스 화학자 에르베티스와 헝가리 물리학자 니콜라스쿠르티가 요리의 물리, 화학적 측면에 대한 국제 워크숍을 준비하던 중 음식과 요리를 구성하는 기본 핵심 단위가 분자이며 식재료의 변형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가열로 인한 식재료의 변형을 분자 물리 요리학이라 명명했다.

음식 재료와 조리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새로운 맛과 질감을 개발하여 만든 분자요리는 2000년 스페인의 스타 셰프 다니가르시아가 본격적으로 개발하여 보급된 이래 미국, 유럽 등의 세계 유명 셰프들이 시도하고 있을 만큼 새로운 요리 트렌드로 부상 중이다. 다시 말해 분자요리와 수비드는 식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면서 모양과 식감을 변형시킨 요리법이다.



수비드는 식재에 구분 없이 활용할 수 있으나 주로 육류와 생선 등 고기요리에 많이 사용된다. 양념하여 진공포장한 채로 저온에서 장시간 익히는 동안 자체 수분이 밖으로 빠지는 대신 삼투압을 거쳐 속으로 다시 베어든다. 일반적으로 고기를 물에 넣어 삶거나 프라이팬에 구울 때 육즙이 밖으로 빠져 풍미가 줄어드는 것과 달리 속으로 베어든 육즙은 고기의 풍미를 한층 업그레이드하며 식감을 부드럽게 한다.

◇ 수축율 최소화, 맛의 차별화, 빠른 서빙속도, 보관용이
지방성분이 거의 없는 닭 가슴살을 수비드로 조리해보면 수비드의 특징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닭 가슴살이라고 하면 흔히 퍽퍽함을 떠올리는데 수비드로 조리했을 경우 그런 퍽퍽함 대신 부드럽고 촉촉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고기를 삶고 나면 고기의 지방과 육즙이 빠져 나가고 고기가 수축하여 수율이 떨어지게 되는데 반해 수비드로 조리하면 수율 수축이 최소화한다. 저 수분요리와도 비슷한 원리다. 또한 수비드는 재료들을 고온으로 익히지 않기 때문에 영양이 파괴되지 않는다.



1974년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그에서 있었던 ‘Association International du Froid’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수비드 조리법은 40%에 가까운 수축율을 5%로 낮출 수 있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거기에 더해 소량의 영양소와 비타민, 미네랄이 파괴되고 지방조직이 변하지 않아 맛과 영양이 여느 조리법에 비해 눈에 띄게 향상된다.

이러한 수비드 원리는 현재 주로 프렌치 요리나 이탈리안 요리에 한정해 적용되고 있으나 한식에도 접목이 가능하다. 한식에서 쇠고기나 돼지고기 등의 육류가 메인 재료가 되는 음식의 대부분이 보쌈이나 갈비찜처럼 삶고 찌는 것이 많은데 등심이나 삼겹살 외에 지방성분이 부족한 비선호부위를 활용한 음식에 접목하게 되면 자체 육즙을 보존해 풍미와 수율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비드 방법으로 조리할 경우 식재의 질적 손실 없이 보관기간이 길어지는 장점이 있다. 신선한 식재를 사용하여 진공 포장하여 저온으로 조리하여 일정한 온도 보관 하였다가 고객 주문 시 조리과정을 추가하여 내면 되므로 고객 대기 시간이 또한 짧아지는 특징이 있다.



[ 도움말 ; 식품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 _ 월간 외식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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