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회장 "中-日 희토류 갈등 남의 일 아니다"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10.09.2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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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희토생산 합작사업 반발 심해 후퇴.."M&A 거침없이 할 것"

최근 희소 금속자원인 희토류를 두고 중국과 일본이 갈등을 빚었던 것과 관련해 정준양 포스코 (365,500원 ▼5,000 -1.35%) 회장이 한국도 이와 같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계심을 나타냈다.

정 회장은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열린 한국무역협회 초청 조찬강연에서 "국경 분쟁 때문에 중국과 일본이 다툼을 벌이고 있고 이것이 희토류 싸움으로 이어져 갈등을 빚었다"며 "우리도 (희토류) 자원 확보를 위해 내몽골에 진출했는데 앞으로 조심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중국 희토생산업체와의 합작사업을 발표하자 중국 자원인데 왜 외국에 줘야 하느냐며 중국 내 반발이 무척 심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당초 희토 원료를 개발하는 사업에 참여하기로 하던 것에서 원료 가공만 하는 것으로 사업이 후퇴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중국 내 자원 관련 국수주의가 심하다는 것으로 향후 한국 역시 희토류 확보에 있어서 중국의 견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포스코는 지난 6월 한국광물자원공사와 공동으로 희토자성재료업체인 중국 포두영신희토유한공사(이하 영신희토) 지분 60%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한 바 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영구자석용 희토류(NdFeB)는 현존하는 최고의 자성소재로 전기자동차, 풍력발전용 모터 등의 영구자석용으로 사용돼 추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준양 회장은 중국의 부상에 따라 중국 동북 3성과 몽골, 미얀마 등 중국의 인접 국가들을 포괄하는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중국은 지정학적으로 미얀마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향후 미국과 갈등관계에 놓일 경우 미국이 말라카 해협을 봉쇄하면 중국은 중동에서 에너지를 가져오는 길이 막히기 때문에 미얀마를 통해 에너지를 들여오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아직까지 서방 자본이 군부독재를 이유로 미얀마에 진출하고 있지 않지만 내년에 민정이양이 되면 서방 자본이 한꺼번에 들어가게 된다"면서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미얀마 가스전 개발을 통해 미얀마 자원개발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지린성을 중심으로 한 동북3성 지역 진출의 의미에서도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동해로 나가는 통로로 북한 나진항을 확보했다"며 "나진을 내주는 것은 결국 한반도가 중국 세력에 포위되는 것으로 위협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동북3성 중 지린성을 중요한 협력기지로 생각해 동쪽으로는 지린 훈춘에 물류기지를 두고 서쪽으론 랴오닝성(遼寧省) 훈춘에 물류기지를 만들어 남북통일에 사전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견제와 균형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며 "1단계로 장춘과 훈춘, 단둥을 잇는 고구려 라인을, 2단계로 바이칼호와 몽골을 잇는 라인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나아가 "지구 온난화로 북극이 녹게 되면 이 지역에서 자원쟁탈이 이뤄질 것"이라며 "캐나다 등 북극 라인으로 우리의 사업영역을 확장해 후손들에게 경쟁력을 물려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인수합병(M&A) 기회를 적극 모색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 M&A 기회가 있다면 거침없이 하도록 하겠다"며 다만 "현재는 검토하고 있는 M&A 건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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