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聯 “서울시 수방대책은 재탕, 홍수관리 실종"

머니투데이 유재석 인턴기자 2010.09.2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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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이 24일 오전 9시 6분에 올린 성명서환경운동연합이 24일 오전 9시 6분에 올린 성명서


지난 21일 한 때 시간당 100mm가 넘는 집중 호우가 서울에 내렸다. 서울시는 23일 ‘서울시 중장기 수방대책’을 발표했으나 서울환경운동연합의 질타를 받고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24일 '서울시 수방대책, 완료됐어야 할 2007년 계획 재탕. 진정성 없고 무책임'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주된 내용은 서울시가 23일 발표한 중장기 수방대책은 2007년에 발표한'수방시설능력향상 4개년 계획'을 재탕한 것으로 이미 서울시 물관리국 홈페이지에 게시돼있다는 것이다.



이번 서울시 수방대책은 “하수관거 및 펌프시설 설계빈도를 현재 10년(강수량 75㎜/hr)에서 30년(강수량 95㎜/hr)까지 상향 조정해 배수 및 통수용량을 높인다. 이를 위해 빗물펌프장 41개소를 2011년까지 완료하고, 40개소의 저지대 빗물펌프장과 8개의 저류조를 각각 2500억원과 436억원을 투입해 임기 중에 추가로 추진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연합은 이 대책이 2007년 '수방능력향상 4개년 계획'에 그대로 포함돼있던 것이라며 “서울시는 4개년 계획이 정상적으로 추진 중인 것처럼 홍보해 왔지만 2010년 중복된 내용의 수방대책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07년 계획에 포함돼있다던 빗물펌프장은 2006년 이후 단 하나도 건설되지 않았다. 심지어 관련 예산은 2007년 계획의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며 “지난 4년 간 홍수관리를 위한 정책과 예산은 말 그대로 실종상태였다”고 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시간당 강수량으로는 103년 만이고 3시간 만에 최대 261㎜가 내린 강서 지역의 경우 500년 빈도로 역사상 최대 기록이다”는 서울시의 발표에 대해 “이는 9월하순을 기준으로 했을 때 그렇다는 것인데 연 중 최대 강수량과 비교했어야 한다”며 “하루 최대 강수량은 2002년 8월 30일 태풍 루사 때 강릉에서 기록된 871㎜/일이며, 시간 최대 강수량은 1998년 7월 31일 순천에서 기록된 145㎜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서울시의 빗물펌프장과 저류지(거대한 지하 빗물 저장소) 설치로 일관하는 홍수관리 대책에도 동의하지 않으며 주민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한 지역, 시기, 대상에 따른 다양한 방법이 도입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서울시 호우의 가장 큰 피해지역인 강서구 화곡동과 양천구 신월동 일대는 대부분 저지대이고 토지 이용을 극대화하려고 지하, 반지하 개발이 의무화됐던 곳임을 고려해 역류방지 시설 지원 및 반지하 이용을 제한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여론의 눈치를 봐가며 하루 만에 만들어낸 대책이란 것은 마땅히 폐기돼야 하며, 피해자들과 시민들의 경험과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고는 났지만, 앞으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복구의 과정이라도 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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