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최성준 수석부장판사)는 현대상선 등 그룹 계열사들이 "신규 여신 중단 등 채권단이 결의한 제재를 중단해 달라"며 현대계열채권은행협의회 등을 상대로 제기한 결의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 채권단은 지난 6~7월 결의한 신규대출 중단, 만기 도래 여신 회수 등 현대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금융제재는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실행할 수 없다. 또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환 업무 중지 등 추가 제재도 할 수 없다.
이어 재판부는 "위기를 극복하는 방식은 원칙적으로 기업이 자유롭게 결정해야 한다"며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는 기업의 판단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환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현대그룹에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요구했으나 현대그룹이 이를 수용하지 않자 지난 7월 초 신규 대출을 중단키로 했다. 이어 만기 도래 여신을 회수하기로 결의했다.
현대그룹은 이에 반발, "올해 사상 최고의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지난해 불황만을 근거로 현대상선을 부실기업으로 몰아 극단적인 제재를 가한 것에 납득할 수 없다"며 제재 효력을 중단해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