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삼성생명 매수 제한 해제

머니투데이 최명용 권화순 기자 2010.09.1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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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운용사에 삼성생명 매수 자율적 판단 권고

'큰 손' 국민연금이 삼성생명 (99,900원 ▼500 -0.50%)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위탁운용사에 삼성생명 주식 매입을 제한시켜 왔으나 이 같은 제한을 풀고 펀드매니저 자율에 따라 삼성생명 주식 편입이 가능토록 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8일과 9일 위탁 운용사를 통해 약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집행하면서 삼성생명 매수 제한을 풀었다.



국민연금은 각 운용사에 '삼성생명 주가가 매력적이라면 운용사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매수를 해도 상관없다'는 뜻을 전달했다.

지난 8일과 9일 이틀간 삼성생명은 연기금 순매수 종목 1위에 올랐다. 연기금은 이틀 동안 각각 23만8600주, 21만8300주를 순매수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연기금의 대부분이 사실상 국민연금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삼성생명 매수 제한이 풀리자마자 일부 운용사들이 40만주 이상을 매수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5월 12일 삼성생명 상장 과정에서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 청약에 참여하지 않았다. 위탁 운용사엔 삼성생명 주식을 편입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당시 삼성생명의 공모가는 11만원이었다.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뒤 삼성생명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상장 직후 연이어 하락세를 보여 지난 5월 25일엔 9만55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반등에 성공, 지난 달엔 공모가를 회복하기도 했으나 추가 상승엔 실패했다.


국민연금이 삼성생명 투자에 대한 의견을 바꾼 것은 저가매수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삼성생명은 주가 11만원으로 공모가를 회복하면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삼성생명이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됐다는 점 등도 삼성생명의 수급면에서 호재로 작용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상장 초기에 참여를 안 한 것은 시장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며 "시간이 많이 흘러 시장 가격이 자연스럽게 형성돼 일정 비율 매수가 가능하다고 본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동결돼 당분간 금리 모멘텀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5년 이상을 내다보고 투자하는 국민연금으로서는 삼성생명이 매력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매수 제한은 풀렸으나 아직 위탁 운용사들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진 않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운용사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긴다는 것이지 적극적으로 사라는 신호를 보낸 것은 아니다"면서 "여전히 국민연금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소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운용사 매니저는 "삼성생명 주가는 당분간 크게 오르거나 내리지 않을 전망이어서 펀드 수익률 관리를 위해 '재미'없는 종목은 편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승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생명보험 주식은 업황도 안정적이고 등락이 심하지 않아 한참을 지난 뒤 돌아보면서 평가해야 할 주식이다"며 "국민연금과 같이 장기투자를 하는 연기금에서 투자하기 적합한 주식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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