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신한문화, 다시 뛰는 신한맨 "2% 부족해"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10.09.1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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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조직다잡기 나서… 효과내려면 위가 변해야

신한맨들이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 일선 영업점에서, 거래처에서 현장을 누비며 끝 모르고 추락한 '신한'의 자부심을 다시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엄청난 시련을 당했습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아픔이었습니다. 신한은행이 죽을힘을 다해 30년 간 쌓아올린 '신한문화'라는 명성이 쓰러지는 건 순식간이었죠. 지난 2주간 '신한사태'가 숨 가쁘게 진행되는 동안 직원들은 가슴앓이만 했습니다.



무너진 신한문화, 다시 뛰는 신한맨 "2% 부족해"


직원들 사이에선 차츰 "다시 한 번 뛰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합니다. 모든 직원이 같은 마음일 수 없지만, 조직을 생각한다는 차원에서 신한문화 재건에 힘을 쏟자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는 겁니다.

신한은행도 신한의 장점인 '파이팅 정신'을 발휘, 흐트러진 조직의 분위기를 다시 잡는다는 계획입니다. 신한이 자랑하는 내부 조직 'YF'(Young Frontier)와 'GF'(Gal-force)가 선봉장이 될 전망입니다. 'YF'와 'GF'는 각각 남자와 여자 행원으로 구성된 '신한문화 전파대원'들로 매년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발되는 특수 조직입니다.



경영진들의 사태 수습도 활발합니다. 라응찬 신한금융그룹(신한지주 (55,500원 ▼1,400 -2.46%)) 회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고, 이백순 행장도 고객들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이 담긴 통지문을 발송했습니다.

두 사람은 직원들에게도 미안하다는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각각 '직원들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책임을 통감하고 죄송하다, 다시 신한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등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임원들의 발길도 빨라졌습니다. 충청도, 강원도. 전라도, 경상도 등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직원들과 고객들의 마음을 달래고 있습니다. 본부장들과 지점장들도 직원들과 일선 영업 현장을 챙기고 있습니다. 신한은행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무슨 할 말이 있겠냐"며 "고객들에게 무조건 사과하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할테니 지켜봐달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한지주는 17일 조직 안정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각 계열사 차장급으로 이뤄진 '경영정상화 TF'를 발족했습니다. 이를 두고 "수뇌부 싸움으로 발생한 대형 사건을 차장급들이 어떻게 수습할 수 있겠냐"는 등 의구심 섞인 반응도 나옵니다. 한마디로 보여주기 식이라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신한맨들은 이런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움츠러든 조직 문화를 다시 살릴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너'와 '나' 할 것 없이 나서 함께 노력하면, 모두가 부러워했던 예전의 신한문화를 되찾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



신한은행은 올 초 새로운 기업문화인 '신한 WAY'를 발표했습니다. 핵심가치 5가지(고객중심, 최고지향, 상호존중, 변화주도, 주인정신)를 바탕으로 '그래, 신한은행!'이란 슬로건을 내세웠죠. 이번 사태로 5가지 핵심가치 모두 사라진 상태입니다. 직원들이 하나의 마음으로 단결해 하루빨리 무너진 신한문화를 다시 일으켜 세우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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