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글로벌 종합 조선소 꿈' 영근다

머니투데이 진상현 우경희 기자 2010.09.17 09:15
글자크기

대련조선소 올해 20척 인도..한-중-유럽 글로벌생산 본궤도..강덕수 회장 글로벌경영 결실

STX (5,320원 ▲20 +0.38%)그룹의 '글로벌 종합조선소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크루즈선 수주가 재개되는 등 STX유럽의 수주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지난해 말 일관생산체계를 완성한 STX 다롄조선소의 선박건조 능력도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내의 STX조선해양, 유럽의 STX유럽, 중국의 STX다롄을 잇는 글로벌 생산체계 구축이 완성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그룹의 미래는 해외에 있다"며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한 강덕수 STX 회장의 의지가 조선 부문에서 먼저 꽃을 피우고 있는 셈이다.



◇STX다롄 생산 본궤도 "올해 20척 인도"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TX다롄은 올해 총 20척에 달하는 선박을 인도할 예정이다. 첫 인도가 이뤄진 지난해에 3척 인도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괄목상대'한 변화다. STX 다롄 생산기지는 지난 2006년 12월 매립공사를 시작해 16개월 만인 2008년 4월에 선박 건조를 위한 첫 단계인 강재 절단(스틸 커팅)에 들어갔다.



↑STX다롄조선소 전경. ↑STX다롄조선소 전경.


STX 관계자는 "출범 2년 만에 STX 다롄생산기지가 정상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TX다롄은 부지만 550만㎡(170만 평)에 이르는 대형 조선소다. 부지 규모로만 보면 세계 최대라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595만㎡, 180만평)에 불과 10만평 모자란다.

단조 등 기초 소재 가공에서 엔진 조립, 블록 제작까지 선박 건조를 위한 모든 부분을 수행하는 일관생산체계를 갖췄다 점도 강점이다.


지난 4월에는 중국정부로부터 40만톤급 초대형 철광석운반선 8척을 건조할 수 있는 승인을 따냈다. 중국 정부는 자국 건조능력을 조절하기 위해 STX 다롄생산기지의 건조 선박 규모를 10만 DWT(재화중량톤수)로 제한해왔다.

STX 관계자는 "대형선박 건조의 '첫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건조 승인도 기대하고 있다"며 "다롄조선소는 당초 중소형 선박 위주 생산을 계획했었기 때문에 대형 선박을 건조할 수 있다면 '플러스 알파'가 생기는 셈"이라고 말했다.



◇STX유럽, 크루즈선 수주 재계

STX유럽도 경기 회복기를 맞아 주력인 크루즈선 수주를 재개했다. 지난 3월 1일 STX프랑스가 이탈리아·스위스 합작선사인 MSC 크루즈와 14만톤(GT, 총톤수)급 초대형 크루즈선 건조에 합의하고 의향서(LOI)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 7월 1일 리비아 국영선사인 GNMTC사로부터 13만9400톤(GT, 총톤수) 규모의 대형 크루즈선 건조 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14만톤급 크루즈선은 객실수만 1750개에 이르고 3560명을 수용할 수 있다.
↑크루즈선을 건주 중인 STX유럽 핀란드 투르크조선소. ↑크루즈선을 건주 중인 STX유럽 핀란드 투르크조선소.
해양플랜트와 특수선 수주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올들어서 해양 플랜트·특수선 사업부문에서만 총 26척의 신규 수주를 달성했다. 특히 해양작업지원선(PSV)과 해양시추지원선(AHTS)이 수주 호조를 이끈 주인공이다. 해양플랜트 지원 역할을 하는 해양 특수선들은 선가가 높은 대표적인 고부가치선이다.

수주 호조에 힙입어 STX유럽은 올 2분기에 STX그룹에 인수된 후 첫 흑자를 기록했다. STX유럽의 해양플랜트·특수선 사업부문을 따로 떼어내 해외에 상장하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상장을 통해 확보된 자금은 미래 선형 개발을 위한 R&D와 각종 투자사업에 쓰여질 예정이다.



◇강덕수 회장 "좁은 국내 시장 경쟁 의미없다"

강 회장은 평소 "좁은 국내시장에서 몇 등이냐를 다투지 말고 광활한 해외시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2007년 노르웨이 아커야즈(현 STX유럽) 인수도 강 회장의 확고한 글로벌 경영 철학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아커야즈가 영위하던 크루즈선과 해양 특수선 시장은 유럽이 독점하다시피 했던 분야다. 아커야즈 인수를 두고 세계 조선업계의 판도를 바꿀만한 사건이었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강 회장의 다롄조선소 사랑도 잘 알려져 있다. 강 회장은 요즘도 한 달에 한 번꼴로 대련조선소를 찾는다. 지난달 중순에도 이곳을 찾아 선박 건조 상황 등을 점검했다.



STX 관계자는 "글로벌 경영의지가 남다른데다 직접 조선소를 건설했다는 점에서 대련조선소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