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충분히 해명했는데…" 檢압수수색 '당혹'

머니투데이 류철호, 김성호, 최석환 기자 2010.09.1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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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조속한 수사 마무리" 기대

"잘 마무리될 줄 알았는데..."

한화 (29,650원 ▲250 +0.85%)그룹이 16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검찰의 압수수색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 서부지검 소속 검사와 수사관들은 이날 오전 9시~9시30분경 서울 장교동에 위치한 그룹 본사와 여의도 한화증권 사무실에 갑자기 들이닥쳤다. 한화증권이 여러 개의 휴면계좌를 이용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다.



검찰은 그룹 본사의 경우 재무실을, 한화증권 (3,505원 ▲80 +2.34%)은 감사실을 중심으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으며,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장부, 내부 감사기록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문제가 된 계좌들은 지난 7월 금융감독원이 발견해 조사한 것으로 대검찰청은 관련 첩보를 넘겨받아 1개월 이상 내사를 벌인 뒤 관련 사건을 서부지검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화증권은 이미 "5개의 계좌에 대해 금감원 조사 당시 충분히 소명을 했다"며 "오래 전에 개설돼 지금까지 방치된 것으로 금액이 미미하고 비자금 등 회사와는 관련성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한화 관계자도 "소명이 충분이 이뤄져 잘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비자금이 아니라고 해명한 만큼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도 서울 중앙지검에서 서부지검으로 사건이 이첩된 것을 두고 "큰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화는 검찰이 한화증권 계좌에 조성된 자금이 김승연 그룹 회장과 친인척들에게 흘러 들어갔을 개연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이 어디까지 확대될지를 두고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당사자인 한화증권의 한 직원도 "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되면서 직원들도 사실여부에 관심이 많았다"며 "그러나 그룹은 물론 증권사 내에서도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언급도 없어 사실이 아닌가 보다 생각했는데, 막상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다보니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화는 특히 태양광과 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의 수사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에 대해 걱정스러워하고 있다. 김 회장도 중국 톈진(天津)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 현재 자리를 비운 상태다.



한화 관계자는 "대외적인 그룹 이미지 등을 고려해 검찰 수사가 조속히 마무리되길 바란다"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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