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STX회장, 연휴 앞두고 가나行 왜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10.09.17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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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개발사업- 유전개발 지분 확보 여부 등 주목

STX그룹이 가나 유전개발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현지에서 지체됐던 주택개발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강덕수 STX 회장의 가나 출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STX (5,320원 ▲20 +0.38%)에 따르면 강 회장은 추석 연휴를 앞둔 18일 가나로 출국한다. 강 회장의 가나행에는 이희범 STX에너지·중공업 회장도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우선 현지 주택개발사업 계약을 확정짓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STX가 참여한 주택개발사업은 초기 10억달러를 포함해 모두 100억달러 규모다. 강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주택개발사업의 초기 계약분 2만~3만가구, 10억 달러 규모건을 확정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STX가 추진해 온 가나 주택사업은 현지 야당의 반대로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야당은 STX의 해외사업 실적이 충분하지 않고 STX가 가나의 석유 등 천연자원에 관심을 보인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여당이 자원개발과 주택건설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경우 2012년 예정된 대선에서 불리해 질 수 있다는 고려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STX 관계자는 "가나의 내부 사정으로 주택개발 사업이 지연됐으나 이미 국회 동의를 얻었고, 여당의 지지로 구체적인 개발계획까지 논의되고 있다"며 "강 회장이 이번 방문을 통해 주택개발 역량에 대한 우려 등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 회장이 이번 가나행에서 현지 야당이 거론한 대로 자원개발에 참여할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STX그룹 고위관계자는 "가나 최초의 유전인 주빌리광구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이라며 "우선 10억달러 상당의 지분을 확보하는 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 인수방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석유공사 등 국내 기업 및 기관들과 연계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TX가 추진하는 유전개발 지분 인수 규모는 주택개발 사업 초기 계약대금과 동일해 두 계약이 연계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총 20억 배럴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주빌리유전은 지난해 엑슨모빌이 지분 일부를 코스모스에너지에 40억달러에 매각하면서 가치가 알려졌다. 20억배럴은 한국의 연간 원유 수입량인 8억3500만배럴의 2배에 해당하고 중국의 한해 원유 수입량과 맞먹는 양이다.


강 회장 일행은 이번에 존 드라마니 마하마 가나 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투자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강 회장은 가나정부가 다음달 초 가나 최초 석유사업법(오일비즈법)을 국회에 상정키로 하면서 가나행을 서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안이 발효되면 현지 자원개발과 해외 지분투자 유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STX그룹은 지난달 캐나다 가스업체 엔카나사로부터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포트넬슨 인근 맥사미시 가스광구 지분 100%를 1억5200만 캐나다달러(약 1740억원)에 인수하는 등 자원개발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승부사'로 불리는 강 회장의 투자원칙은 확고하다. '메이저업체들이 선점하지 않은 신흥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위험이 있지만 그만큼 기회도 많다는 판단에서다. 올 초 정세가 불안한 이라크 등 중동국가를 직접 방문해 발전소가 포함된 대형계약을 끌어낸 것도 강 회장이었다. STX의 가나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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