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STX (5,320원 ▲20 +0.38%)에 따르면 강 회장은 추석 연휴를 앞둔 18일 가나로 출국한다. 강 회장의 가나행에는 이희범 STX에너지·중공업 회장도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STX가 추진해 온 가나 주택사업은 현지 야당의 반대로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야당은 STX의 해외사업 실적이 충분하지 않고 STX가 가나의 석유 등 천연자원에 관심을 보인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여당이 자원개발과 주택건설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경우 2012년 예정된 대선에서 불리해 질 수 있다는 고려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강 회장이 이번 가나행에서 현지 야당이 거론한 대로 자원개발에 참여할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STX그룹 고위관계자는 "가나 최초의 유전인 주빌리광구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이라며 "우선 10억달러 상당의 지분을 확보하는 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 인수방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석유공사 등 국내 기업 및 기관들과 연계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TX가 추진하는 유전개발 지분 인수 규모는 주택개발 사업 초기 계약대금과 동일해 두 계약이 연계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총 20억 배럴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주빌리유전은 지난해 엑슨모빌이 지분 일부를 코스모스에너지에 40억달러에 매각하면서 가치가 알려졌다. 20억배럴은 한국의 연간 원유 수입량인 8억3500만배럴의 2배에 해당하고 중국의 한해 원유 수입량과 맞먹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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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회장 일행은 이번에 존 드라마니 마하마 가나 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투자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강 회장은 가나정부가 다음달 초 가나 최초 석유사업법(오일비즈법)을 국회에 상정키로 하면서 가나행을 서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안이 발효되면 현지 자원개발과 해외 지분투자 유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STX그룹은 지난달 캐나다 가스업체 엔카나사로부터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포트넬슨 인근 맥사미시 가스광구 지분 100%를 1억5200만 캐나다달러(약 1740억원)에 인수하는 등 자원개발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승부사'로 불리는 강 회장의 투자원칙은 확고하다. '메이저업체들이 선점하지 않은 신흥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위험이 있지만 그만큼 기회도 많다는 판단에서다. 올 초 정세가 불안한 이라크 등 중동국가를 직접 방문해 발전소가 포함된 대형계약을 끌어낸 것도 강 회장이었다. STX의 가나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