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과 방패' 치열했던 5시간 공방 쟁점은?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10.09.14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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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들도 시비 못가려 판단은 검찰로 넘겨

창과 방패의 싸움이었다. 14일 열린 신한지주 (55,500원 ▼1,400 -2.46%) 이사회에서 이백순 행장은 신상훈 사장을 검찰에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소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설명하는데 집중했다. 신 사장 역시 고소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사들은 '해임'이나 '무혐의'를 주장하는 어느 한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고, '직무정지'를 의결했다. 신 사장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해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5시간가량 진행된 공방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명예회장 고문료 횡령했나=이 행장은 이희건 명예회장의 고문료 15억6000만원을 신 사장이 개인적으로 착복했다고 주장했다. 행장 시절 고문료를 지급하는 것처럼 꾸며 가족과 직원 명의의 차명계좌로 이를 빼돌렸다는 것. 신 사장의 해임을 주장한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신 사장 얘기는 달랐다. "명예회장의 동의를 받고 사용했고,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맞받았다. 신 사장은 "고문료는 비서실장이 직접 관리했고 사용처는 월 1회, 은행장에게 보고했다"며 "명예회장 귀국 시 비서실장을 통해 또는 라응찬 회장에게 직접 1회 당 1000만~2000만 원 정도를 드렸다"고 밝혔다.



신 사장에 따르면 이렇게 지급된 게 5년 간 총 7억1100만 원 이었다. 나머지는 명예회장 동의하에 은행업무 관련 비용 등으로 사용했다는 것. 신 사장은 사용 내역을 이사회에 별도로 보고했다.

부당 대출 혐의로 신 사장과 함께 고소된 이정원 신한데이터시스템 사장이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고문료 중 일부를 라 회장이 사용했다"고 주장했지만, 라 회장은 이사회에서 이를 부인했다.

◇친·인척 부당 대출 관여했나=부당대출을 둘러싼 진실공방도 이어졌다. 이 행장은 신 사장이 행장 재직 시절인 2006년 종합레저업체인 금강산랜드와 관련업체 2곳에 950억 원의 부당대출을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신 사장 친인척이 임원인 부실 회사에 은행 내 기준과 절차를 무시하고 압력을 행사해 대출이 이뤄졌고, 그 결과 은행이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신 사장은 그러나 "충분한 사업성 검토를 거친 정상 대출이었고, 손실액이 803억 원이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당시 결재라인에도 없었고, 본점 여신심의위원회 전결을 거쳐 대출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신 사장은 "사업성 분석, 담보 재심사, 여신심의위원회 등 여신 결정 과정에도 흠결이 없다"고 반박했다. 금강산랜드 홍충일 대표와 사촌매제지간의 인척이라는 은행 주장에도 "친인척 관계가 아니다"라고 가계도를 제시하며 해명했고, "심사역이 부적격 검토의견을 보고한 사실도 없다"고 일축했다.



금강산랜드에 대한 부실 여신평가 혐의와 관련해선 "종합휴양시설 및 파주의 미래발전가능성으로 인한 지가상승 등을 종합 고려해 대출을 취급했다"며 관련 시설 사진도 제시했다.

상환능력이 없는 투모로그룹에 대한 대출 혐의에 대해서는 "연체 없이 4년 이상 거래해 온 기존 여신(153억 원) 거래 업체였고, 2007년 골프장의 실질적 인가 완료 후 대출을 취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업점과 심사역간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골프장 사업에 대하 공감대가 형성됐고, 부결이나 반송 없이 여심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는 등 적법절차에 의거 승인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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