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부활…옛 도읍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민병준 여행작가 2010.09.2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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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민병준의 길 따라 멋 따라/공주·부여 세계대백제전

서기 660년, 나당연합군에 멸망당한 고대 왕국 백제. 지금은 희미한 그림자로만 기억되지만 한반도에서 고구려, 신라와 자웅을 겨뤘던 강력한 고대 왕국이었다. 1350년이 지난 2010년 가을, 백제의 고도 부여·공주에서 펼쳐지는 세계대백제전을 앞두고 백제는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올 추석 연휴 중엔 축제가 펼쳐지는 백제의 옛 도읍지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백제가 긴 잠에서 깨어나 부활을 앞두고 있다. 9월18일(토)부터 10월17일(일)까지 한달 동안 공주와 부여에서 동시에 열리는 '2010세계대백제전'은 백제의 옛 영광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이 행사는 매년 가을마다 공주·부여에서 사나흘씩 열리던 이전 축제와는 규모부터 다르다. 아마도 이 기간에 공주·부여를 찾는다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백제의 찬란했던 문화에 깜짝 놀랄 것이다.
*1400년 전 대백제의 부활*1400년 전 대백제의 부활


'2010 세계대백제전'은 '1400년 전 대백제의 부활'이라는 주제로 펼쳐진다. 대표 프로그램 22개, 공주시 프로그램 36개, 부여군 프로그램 34개 이렇게 모두 92개 대형 프로그램이 선을 보이는 초대형 역사문화 축제다.



공주에선 무령왕부터 만나보자. 공주 시내의 송산리고분군은 백제 웅진시대(475~538년)의 왕과 왕족의 무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현재 7기의 고분이 있다. 이곳 무령왕릉에선 백제 웅진시대의 면모를 밝혀주는 유물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다른 고분들과는 달리 전혀 도굴 당하거나 훼손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무령왕릉 유물은 1km 정도 떨어진 국립공주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국립공주박물관 입구 근처에 있는 고마나루(곰나루)는 세계대백제전 주 행사장이다. 이곳엔 새로운 충남인의 상징을 형상화한 웅비탑, 공연장 등이 갖춰져 있다. 축제 기간 중 고마나루 일대에선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고마나루 수상공연장에서 진행되는 '사마(무령왕)이야기'가 가장 큰 행사. 고마나루의 금강 설화와 백제 영웅을 판타지로 꾸민 이 공연엔 150여명의 전문 배우가 출연해 관람객을 화려했던 백제시대로 이끈다. 고마나루와 연미산, 금강 물줄기 등 실경과 어우러지는 연출이 백미.



공연은 9월18일(토)부터 10월2일(토)까지 15일간 매일 오후 7시30분~8시40분에 진행된다. 요금은 S석 어른 2만원, 청소년 1만4000원, 어린이 1만원. A석은 1만원·7000원·5000원, B석은 5000원·3500원·2500원.

10월17(일)의 폐막식도 고마나루 예술마당에서 진행된다. 오후 6시부터 시작하는 식전 행사로는 충남국악단 오프닝공연, 박동진 판소리 전수관 공연 등이 준비돼 있다. 식후엔 인기가수 축하공연, 폐막 불꽃놀이 등이 펼쳐진다.

외국 사신단이 특산물을 가지고 백제왕을 접견하기 위한 행렬을 재현한 '퍼레이드 교류왕국 대백제'는 주말(9월18·19일, 9월24·25일, 10월2·3일, 10월15·16일) 야간(오후 8시30분~9시30분)에 8회 진행된다. 공주문예회관~예술마당을 순회(2.2km)한다.


백제 왕궁을 지키던 공산성 산책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에선 매주 토돚일요일 웅진백제 수문병의 근무교대의식이 열리는데, 이번 세계대백제전 기간엔 매일 진행한다. 휘장과 창을 든 수문병들이 성벽을 따라 길게 늘어선 모습은 잠깐 동안이나마 웅진백제 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백제왕, 왕비, 장수, 병졸, 평민복의 복장을 현장에 갖춰놓아 관광객들이 체험이나 촬영도 할 수 있다. 공산성 산성마을에선 '웅진성의 하루'란 재현·체험 프로그램이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진행된다. 공산성 입장료 어른 1200원, 어린이 600원. 주차는 무료. 전화 041-856-0333

17년간 조성한 거대한 백제문화단지

부여는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다. 538년 부여로 도읍을 옮긴 성왕은 국호를 남부여로 바꿨다. 이때부터 660년 나당연합군에게 멸망할 때까지의 120여년을 사비시대라고 한다. 부여엔 정림사지오층석탑, 낙화암, 궁남지 등의 문화유산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부여군 규암면 합정리에 들어선 백제문화단지는 부여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를 한국형 역사공원이다. 백제의 장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재현하기 위해 1994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17년간 6904억원을 투자해 조성한 이 단지는 세계대백제전 주 무대로 활용된다.

역사재현촌은 한성백제의 궁성인 한강 위례성을 본뜬 성과 충남도 16개 시군이 기증한 명품 소나무 600여그루로 조성한 솔숲에 둘러싸여 있다. 사비궁은 전문가들의 철저한 고증을 거친 작품이다. 무려 39m에 이르는 오층목탑이 돋보이는 능사는 백제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와 창왕명석조사리감(국보 제288호)이 발굴된 백제 사찰 '능산리사지'에 있던 능침사찰(능을 수호하고 왕이 제사를 지내던 사찰)을 줄여 부르는 말이다.

9월17일(금)엔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백제문화단지 특설무대에서 세계대백제전 개막행사가 진행된다. 식전엔 백제역사재현단지와 세계대백제전 홍보동영상 상영과 함께 충남국악단·교향악단·백제음원(오악사)의 공연이 펼쳐지고, 식후엔 혼불점화 및 개막축하 공연이 준비돼 있다. 또 사비궁에선 축제 기간 동안에 '사비궁의 하루'란 체험 프로그램(오전 10시~ 오후 6시)도 진행한다. 백제문화단지 관람료 어른 9000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6000원.

삼천궁녀의 슬픈 전설이 전하는 낙화암엔 수상공연장이 마련된다. 이곳에선 백제금동대향로 등 백제의 문화유산을 이미지화한 수상공연 '사비미르'가 진행된다. 이 공연엔 150여명의 전문 배우들이 출연해 관람객을 화려했던 백제시대로 이끈다. 9월27일(월)부터 10월11일(월)까지 매일 오후 7시30분~8시40분에 약 70분간 총 15회 공연한다. 요금은 어른 5000원~2만원, 청소년 3500원~1만4000원, 어린이 2500원~1만원.

123필의 말과 전투보병 100여명이 등장해 대백제의 꿈을 주제로 기마군단 행렬을 펼치는 '대백제 기마군단행렬'은 부여군청~구드래 행사장(2.2km) 구간에서 주말 5회(9월19·25일과 10월2·16일 오후 2시~4시, 10월9일 오후 1시~3시) 펼쳐진다.


부여엔 백제 영욕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1400년 동안이나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석탑이 있다. 바로 정림사지오층석탑이다. 당시 백제의 처절한 마지막을 피눈물 흘리며 지켜봤을 정림사지오층석탑. 이 탑은 백제탑의 완성품이면서 그 뒤로 백제 땅에 나타나는 여러 탑들의 전범이 됐다.

정림사지를 나와 길을 하나만 건너면 국립부여박물관이다. 이곳에 전시된 백제금동대향로는 능산리사지에서 발굴된 세기의 보물. 백제가 부여로 도읍을 옮긴 후 정치적으로 안정을 되찾은 7세기 초 백제인들의 정신세계와 예술적 역량이 함축돼 이루어진 백제 공예품의 진수로 꼽힌다.

이외에도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연못이라는 궁남지 산책도 빼놓을 수 없다. 또 사비시대 백제를 다스리던 왕과 왕족들이 잠든 '능산리고분군'인 백제왕릉원도 잊지 말고 들러보자. 왕릉원 옆의 절터는 유명한 백제금동대향로가 발굴된 능산리사지다. 백제왕릉원 입장료 어른 1000원, 어린이 400원. 주차는 무료. 041-830-2521

<여행정보>

●숙식 공주 시내에 강서장(041-853-8323), 장미장(041-856-0260), 오비파크(041-853-7300), 금강온천(041-856-8266), 크리스탈(041-856-9102) 등의 숙박업소가 있다. 공주는 이학식당(041-855-2455)의 따로국밥이 유명하다. 1인분 6000원.

최근 문을 연 백제역사단지의 롯데부여리조트(041-939-1000, www.lottebuyeoresort.com)는 다목적 콘도미니엄이다. 부여읍 쌍북리에 백제관광호텔(041-835-0870 www.bchotel.co.kr), 명진모텔(041-835-0371~2), 맛나뚝배기(041-834-1231) 등이 있다.

●별미 구드래나루터 주변엔 구드래돌쌈밥(041-836-9259), 향우정(041-835-0085), 나루터식당(041-835-3155) 등 식당이 많다.

●교통 수도권→경부고속도로→천안 분기점→논산-천안고속도로→공주 나들목→2km→공주→부여 <수도권 기준 2시간 소요>

●참조 세계대백제전 조직위원회 ARS 1666-2010, 041-857-6955 www.baekje.org

<사진제공 : 세계대백제전 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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