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동결에 부동산시장 "한숨 돌렸지만…"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0.09.0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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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적 위축요소 제거돼 거래 활성화 기대감 커져
- DTI 완화 효과 미미해 추석 이후 시장 상황이 관건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2.25%)에서 동결함에 따라 부동산업계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말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8·29대책의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인상은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주택 매매가격은 지난 4월 이후의 패턴이 이어지고 있고 주택투자와 거래는 계속 부진한 상황"이라며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생각에 사람들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 것을 제어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금리동결이 부동산거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이뤄졌다는 의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요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위험이 줄었다는 측면에서 이번 금리동결 결정이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 팰리스 지점장은 "기준금리가 0.25% 오른다고 이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와 실수요자에게 부담감을 가중시켜 8·29대책에 찬물 끼얹는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라며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완화됐고 금리 리스크도 제거되면서 추석 이후 투자자들이 시장 상태를 보고 움직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가 금리인상 시점까지 시장이 살아날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8·29대책이 발표된 지 열흘이 지났지만 눈에 띄는 반응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03%, 경기·인천은 0.04% 떨어져 여전히 하락세가 지속됐다.

강남 재건축의 경우 일부에선 하락폭이 줄고 호가가 올랐지만 거래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책 발표 후 개포주공, 잠실주공 등에서는 급매물이 출현하기도 한다.


송파구 잠실동 L공인 관계자는 "잠실주공5단지 전용 103㎡의 경우 지난달 27일 10억9000만원에 거래됐지만 9월 초 4000만원 낮은 10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가격이 오히려 내렸다"며 "문의전화가 조금 늘었지만 매수자들은 아직 관망세로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어 매수자와 매도자간 눈치보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추석 연휴 이후가 부동산시장 반등 여부를 결정하는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정부의 대대적인 조치에도 반짝효과가 없어 지금 상태에선 사실상 대책의 약발이 먹혀들지 않았다"며 "매도자들의 기대심리를 반영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지만 일부 가격이 오른 지역도 기대감이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추석이 지나고 가을 거래 상황에 따라 한차례 가격 조정기가 올 수 있다"며 "여전히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11월 쯤 다시 정부가 활성화 대책을 내놓지 않겠냐고 예상하는 의견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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