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박테리아 덕분(?) 성장하는 슈퍼항생제 시장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0.09.0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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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등 재출현으로 항생제도 꾸준한 성장 전망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이른바 슈퍼박테리아가 등장하면서 슈퍼박테리아에도 효능을 보이는 슈퍼항생제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항생제 시장은 정체국면이지만 슈퍼박테리아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7일 국제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 시장에서 자이복스와 아벨룩스 등 슈퍼항생제들의 매출이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연간 4~1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기간 동안 전체 항생제 시장은 2%정도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질병 치료에 가장 기본이 되는 항생제시장 규모는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연평균 -3%의 역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데이터는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시장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김나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류 역사에서 사라졌다고 믿었던 콜레라, 결핵 등 질병의 재출현과 매년 진화하는 각종 박테리아들 때문에 항생제 시장이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1세대 항생제인 페니실린계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보이는 박테리아가 나타나면서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항생제 연구를 줄여갔다. 항생제 연구기간이 10년 정도로 길어 R&D(연구·개발) 비용이 높은데 비해 판매지속기간이 줄어든데 따른 것이다.

다국적제약사들의 항생제에 대한 R&D투자가 지연되는 사이 기존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보이는 다양한 종류의 슈퍼박테리아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VRE), 메타실린 내성 포도상구균(MRSA), 페니실린 항생제 내성 폐렴구균(PRSP)등이 대표적인 슈퍼박테리아다. 이같은 슈퍼박테리아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하면서 항생제 치료의 중요성도 덩달아 커졌다.


덕분에 발 빠르게 슈퍼항생제를 개발한 일부 회사들은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4억 3700만달러 정도의 매출을 기록한 화이자의 자이복스는 2017년까지 연평균 4.1%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바이엘사의 아벨록스의 매출은 2009년 7억5900만달러에서 2017년 10억5000만달러로 연평균 성장률 6.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부 국내기업들도 슈퍼박테리아 증가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종근당바이오는 항생제 원료 중 페니실린계 항생제 내성을 저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혼합해줘야 하는 포타슘 클라블라네이트(PC: Potassium Clavulanate)를 생산하고 있다.

종근당바이오 (30,650원 ▲800 +2.68%)의 PC 글로벌 시장규모는 약 600톤으로 관련시장 점유율 18%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GSK(36%), 산도즈(22%)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관련 시장점유율 11%를 차지했던 DSM이 가격경쟁력에 밀려 PC 생산을 중단함에 따라 종근당바이오의 시장점유율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종근당바이오는 페니실린계 내성 포도상 구균을 치료한 1세대 슈퍼항생제 타이코플라닌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동아제약 (125,600원 ▲1,400 +1.13%)은 지난 2007년 2월에 미국 트리어스 테라퓨틱스사에 라이선싱아웃(기술수출)한 DA-7218이 이달 초 미국 내에서 임상 3상 시험에 돌입했다. 동아제약에 따르면 DA-7218은 기존 제품 대비 최대 8배 이상의 우수한 항균력과 더 넓은 항균 스펙트럼, 그리고 경감된 부작용으로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나연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은 새로운 슈퍼항생제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거나 기존 항생제 생산 회사수의 감소라는 구조변화에 따라 원료의약품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다국적제약사가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면 기존 항생제 생산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기업들은 좋은 항생제 원료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원료 회사로서 성장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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