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낮춘 MB, 공정사회 딜레마 '자성' 목소리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0.09.0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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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안상수 대표와 靑 인사검증 개선 논의

하반기 국정운영 기조로 강조한 '공정한 사회'가 김태호 총리 후보자, 신재민·이재훈 장관 후보자의 낙마,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사임으로 훼손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 대통령은 5일 오후 열린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서 8·8 개각 후보자들의 낙마 사태와 관련해 "총리 이하 국무위원 임명 과정에서 '공정한 사회'에 맞지 않는 결과를 만들었다"며 "이 책임은 전적으로 내게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해 인정하는 동시에 이 대통령 스스로 자기 반성을 밝힘으로써 공직사회 전반에 '공정사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부정적 국민 여론을 진화하는데 나선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딸 특채 논란으로 사임한 유 장관의 사례를 언급, "불행히도 외무장관의 문제가 또 생겼다"며 "보통 때 같으면 오래된 관습이라며 통과될 수도 있겠지만 공정사회를 기준으로 보면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유 장관 사임 이후 외교부 고위 공직자 자녀들의 특채가 관례적으로 용인돼 왔다는 일각의 '동정여론'에 대해 일침을 가하기 위한 의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은 이 날 보도자료를 통해 "1997~2003년 외무고시 2부 합격자 중 41%가 외교부 고위 공직자의 자녀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릇된 관행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국민에게 먼저 공정한 사회를 요구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며 "기득권자에게는 매우 불편하고 고통스럽고 정부·여당이 먼저 피해를 볼 수도 있지만 공정한 사회는 한 단계 격이 높은 나라가 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도 국정을 수행함에 있어서 업무 하나하나에 공정사회 기준을 지키고 저 자신도 노력하겠다"며 공정사회 기조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기득권의 스스로의 노력이 있어야 국민들에게 '공정한 사회'의 국정기조를 설득할 수 있는 만큼 청와대·정부·여권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함을 강조한 대목이다.

특히 낙마한 개각 후보자들이 모두 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과 기대를 받아왔고, 사임한 유 장관 역시 현 정부 출범부터 함께 해 온 '최장수 장관'이라는 점은 이 대통령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한 계기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우선 논란이 됐던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의 개선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오는 7일 회동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는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 개선 내용과 당·정·청 소통 강화 방안, 차기 총리 후보자 등에 대한 논의가 폭넓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안 대표는 이 날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한나라당은 공정한 사회 원칙에 따라 국민의 뜻에 따른 국정운영과 정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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