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주 '부자' 신한지주 직원들 "530억 날렸네"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2010.09.0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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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스크 부각 주가급락...평가액 이틀만에 530억 증발

"대표님들 나빠요~!"

우리사주 '부자'인 신한금융지주 직원들이 울상이다. 신상훈 사장의 배임 및 횡령 혐의로 불거진 'CEO 리스크'로 신한지주의 주가가 이틀째 급락하면서 심적 동요는 물론 물적으로도 피해를 보고 있어서다.

더욱이 이번 신 사장 고소건이 그룹 수뇌부간의 갈등으로 비화되면서 '고래싸움에 새우등만 터진다'는 자조 섞인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일 오전 10시 47분 현재 신한지주 (51,100원 ▲1,600 +3.23%)는 전일대비 1.59% 하락한 4만3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시작과 함께 하락 출발한 신한지주는 장 중 한때 3%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전일 신한은행이 신 사장을 배임 및 횡령혐의로 고소한 이후 이틀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신한지주는 이틀간의 주가 급락으로 시가총액이 무려 2조원 가량 증발했다.



'CEO 리스크'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투자자들은 물론 직원들의 손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신한지주는 국내 금융지주사중 가장 많은 우리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보유 주식 수는 1797만4700주로 평가금액(7900억원, 전일종가 기준)으로 따져도 단연 1위다.

금융권에서 신한지주 직원들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신한지주는 지난 2008년 노동부로부터 우리사주제도를 가장 잘 운영하는 회사로 선정될 정도로 우리사주조합이 튼튼하다. 회사 출연과 조합원들의 자율 출연으로 매년 출연금 규모가 수 백억원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최근 이틀간의 주가급락으로 신한지주 우리사주조합의 주식 평가금액은 570억원 가량이 사라졌다. 자회사중 가장 피해가 큰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자회사중 가장 많은 1484만408주의 우리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신한카드 139만5151주, 신한생명보험58만7536주, 신한금융투자 55만9748주, 신한지주 17만7301, 신한캐피탈 12만3408주, 신한BNPP자산운용 10만7443주 신한아이타스 8만5510주, 신한데이타시스템 4만9294주, 카디프생명 2만4345주, 신한신용정보 2만327주 신한PE 4229주 순으로 많다.

신한지주 직원들은 라응찬 회장의 검찰조사, 신상훈 사장의 횡령 및 배임 등 등 일련의 사태가 신한의 최대 경쟁력인 결집력을 와해하고, 조직내 갈등으로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이 같은 우려가 증폭되면서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된 상태다. 외국인들이 최근 이틀간 84만주 이상 주식을 투매한 것도 이런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날도 외국인들은 130만주 이상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신한지주 자회사 한 고위관계자는 "그룹의 탄탄한 경영진과 미래를 믿었기 때문에 우리사주 투자를 망설인 적이 없었다"며 "최근 일련의 사태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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