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신 사장, 해임안 통과될까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10.09.0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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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의 1순위 후계자로 떠올랐던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불명예 퇴진 위기에 몰렸다.

2일 신한지주에 따르면 피고소인 신분이 된 신 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직에서 해임하기 위한 지주 이사회가 조만간 개최될 예정이다.

신한지주는 지주 이사회를 통해 신 사장의 보직인 대표이사 사장직 해임건을 결의할 계획이다. 신한지주 이사는 사내이사 2명(라응찬 회장, 신상훈 사장) 비상근이사 2명(이백순 행장, 류시열 법무법인 세종고문), 사외이사 8명 등으로 구성된다.



해임 결의 가결 요건은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찬성. 이사회는 다음 주 초경으로 전망된다. 사외이사 8명 중 절반인 4명이 일본에 거주하기 때문에 소집까지 물리적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신 사장은 사장에서 물러나도 등기 이사 지위는 유지된다. 등기이사 해임은 주주총회 결의사항으로 약 15%의 지분을 가진 재일교포 주주들이 키를 쥐고 있다. 그러나 해임 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번 신한은행의 신 사장 고발 건이 라 회장의 복심에 따라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신 사장이 신한은행 창립멤버로 오사카 지점장 등을 거치며 재일교포와 신뢰관계가 돈독하지만 라 회장에 대한 지지를 누를 수는 없다는 관측이다.

이번 고발 건으로 신 사장은 경영인으로서는 물론 도덕적으로도 손상을 입은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될 전망이다. 잘 나가던 신한지주는 외부에 차기 후계구도를 둘러싼 갈등을 노출시키며 '포스트 라응찬 시대'의 1순위 후계자를 잃게 됐다.

최근 금융실명제법 위반 등으로 라응찬 회장의 용퇴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차세대 주자의 인재 풀은 더욱 적어진 셈이다. 현재 라 회장 등 1세대 경영진에 이은 2세대 리더로는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 서진원 신한생명 사장 등 50대 후반 ~ 60대 초반 경영인들이 꼽힌다. 또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 최방길 신한 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도 차세대군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로 인해 차기 경영 구도가 이백순 행장에 집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금융실명제법 위반 등과 관련, 라 회장이 자연스럽게 물러나면서 이 행장에 자리를 물려줄 수 있다는 얘기다.

라 회장은 지난 2005년에도 최영휘 전 지주 사장을 경질한 바 있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합병, 재일교포 주주 지분 등을 두고 라 회장과 의견충돌을 빚은 게 주된 이유라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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