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 고소건에 금융권 '권력갈등 극한'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0.09.0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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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응찬 회장 실명제법 위반 문제까지 겹쳐···'CEO공백' 발생 우려

신한은행이 2일 신상훈 신한금융사장을 불법대출 관련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소한 것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은행이 현직 CEO를 고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 금융회사 가운데선 가장 탄탄한 지배구조를 자랑하던 신한금융그룹이었기에 충격이 더욱 컸던 것으로 보여 진다.



신한금융과 경쟁관계에 있는 A금융회사 관계자는 "정말 뜻밖의 일"이라며 "현직에 있는 CEO가 자기 회사에서 고발당했다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후계구도를 둘러싼 신한금융그룹 내부의 각축전은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권력 갈등이 극에 달한 것"이라는 데에 금융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B금융회사 관계자는 "라응찬 회장과 신 사장의 사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해 신한금융 내부가 뒤숭숭하다는 것은 직감했지만 현직 임원을 고발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 사장이 자칫 최영휘 전 사장에 이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해임되는 사례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우려했다. 최 전 사장은 당시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합병과 재일교포 주주 지분을 둘러싸고 라 회장과 의견충돌이 있어 해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일을 겪고 난 후 내부적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신 사장이 해임되고 난 뒤 사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경영누수 현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


C금융그룹 관계자는 "현재 라 회장의 실명제법 위반 문제도 함께 불거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까지 겹치며 말 그대로 'CEO 공백'이 발생될 수 있다"며 "신한금융의 최대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은행의 경우 소유권과 경영권이 분리돼 있는데도 주주들이 경영자들에 대해 적절한 견제를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그나마 가장 나은 상황에 있었던 신한금융마저 이런 문제가 터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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