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파스 기습 강풍'에 수도권 한때 마비(종합)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임지수 기자, 송충현 기자 2010.09.0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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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대란에 강풍 사망사고… 재난대책 늑장 지적

2일 새벽 중부지방을 강타한 7호 태풍 '곤파스'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마비시켰다.

강풍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고 지하철 운행이 중단, 출근대란이 빚어졌다. 국제선과 국내선 항공기가 무더기 결항했고 여객선도 제주∼목포 노선 등을 오가는 102척의 운행이 통제됐다.

△지하철 먹통, 출근대란
오전 5시20분부터 서울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경인선 인천역까지 상·하행상 양 방향 구간의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4호선과 2호선 열차도 한때 멈춰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KTX를 비롯한 여객 열차도 일부 구간의 단전으로 한때 운행이 중단됐다. 경원선 용산∼의정부 구간과 경부선 안양∼구로, 공항철도, 경춘선 대성리∼청평 등 12곳도 오전 한때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이날 오전 9시까지 김포공항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할 예정이던 국내선 항공기 56편 전 노선이 모두 결항했다. 중부 이남과 강원도 지역에서는 전선이 늘어지거나 전력 공급시설이 손상돼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출근길 교통대란이 벌어짐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와 소방방재청은 서울과 경기, 인천지역 유치원과 초·중학교의 등교시각을 평소보다 2시간 늦췄다. 교과부는 고등학교의 경우 이날이 고3 수능 모의평가일이어서 학교장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등교시각을 결정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강풍에 사망사고, 응급환자 속출
경기지역에선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오전 6시30분쯤 성남시 구미동 까치마을 S아파트에서 길을 지나던 주민 현모(37)씨가 강풍에 부러진 가로수에 머리를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간40여분 만에 숨졌다.

바람에 날아온 물체에 맞아 다치는 바람에 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도 속출했다. 서울성모병원, 고대 안안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에는 날아온 돌에 맞아 이마가 찢기거나 철판에 다리가 찢어진 환자들이 줄을 이었다.


인천 문학경기장에서는 바람에 지붕막 7개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충남 태안과 인천, 전남 여수 등에서 선박 55척이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전복되거나 침수되는 등 해안지역에서는 선박사고도 잇따랐다.

△재난대책 늑장
태풍의 이동 속도와 규모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해 늑장 대응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기상청과 중앙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당초 2일 정오쯤 중부지방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강풍이 새벽부터 몰아치면서 피해 규모가 커졌다.



기상청이 서울과 경기, 충남지역에 내려졌던 태풍주의보를 태풍경보로 바꾼 것은 강화도에 태풍이 상륙한 오전 6시35분보다 불과 30여분 빠른 오전 6시인 것으로 나타났고 급 학교의 등교 시간을 2시간 늦추기로 한 시점도 오전 6시30분 이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태풍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자연현상이어서 갑작스런 변수로 상륙 시간이 얼마나 빨라질 것을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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