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9 대책 이후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 꿈틀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10.09.0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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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하반기 낙찰가, 낙찰경쟁률 상승, 입찰자들 규제완화 기대감에 과감히 응찰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8·29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이 꿈틀하고 있다.

2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률, 낙찰가률, 경쟁률이 일제히 상승했다. 8월30일부터 9월1일까지 사흘간 실시된 경매에서 낙찰률은 32.3%에서 41.8%로 9.5%포인트 높아졌고 낙찰가율은 75.7%에서 76.9%로 1.2%포인트 소폭 올랐다.

경쟁률을 뜻하는 평균응찰자수도 같은 기간 5.6명에서 6.9명으로 1.3명 상승했다. 예상보다 규제 완화폭과 대상이 확대되면서 입찰자들이 전보다는 과감하게 응찰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한 달간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75.93%로 전달(76.32%)에 비해 0.39%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지난 1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세는 지속됐지만 하락폭은 지난 2월 이후 두 번째로 작아 하락폭이 둔화됐다.

이정민 디지털태인 팀장은 "이번 부동산 대책이 시장악화를 어느 정도 해소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8월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각종 경매 지표가 오름세로 돌아섰다"며 "상승세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바닥을 확인했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30일 감정가 3억2000만 원에서 2회 유찰돼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입찰에 부쳐진 노원구 중계동 염광아파트 5층 59.3㎡(이하 전용면적)는 10명이 경쟁해 감정가의 75.3%인 2억4100만 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와 낙찰경쟁률이 모두 올랐다. 한 달 전만해도 동일면적의 이 아파트는 5명이 입찰표를 제출해 300만원 가량 낮은 2억 3810만원(감정가의 70%)에 낙찰됐다.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호수마을아파트119㎡는 지난달 9일 10명이 응찰해 3억1247만원에 낙찰됐지만 규제 완화 발표 직후인 30일에는 동일면적의 아파트에 14명이 몰려 3억 1410만원에 낙찰됐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가 일시적인 반등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8.29 부동산 대책으로 그간 관망세를 유지하던 응찰자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있지만 낙찰가격까지 오름세로 돌아서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응찰자가 많아지면서 매수 층이 두텁게 받쳐줄 경우에는 낙찰가를 견인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반짝 상승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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