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도 아닌데, 마늘이 동 났다'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10.09.0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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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신선식품지수 20.0% 급등, 정부 2일 물가안정종합대책 발표

김장철도 아닌데 마늘이 동 났다. 최근 마늘(20㎏ 상품, 난지형) 도매가격은 12만원대를 돌파하며 평년 가격의 3배를 웃돌고 있다. 이상기온으로 생산량이 부족한데다 투기세력까지 몰리고 있어 가격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마늘 뿐만 아니라 무, 배추 등 채소가격도 급등세를 보이면서 대형마트에는 포장김치를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대상 (20,400원 ▼150 -0.73%), CJ (124,600원 ▲1,500 +1.22%)제일제당 등 포장김치업체들은 지난 5월 평균 6-8% 가격을 올렸지만 원가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통계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6% 상승해 7개월째 2%대에 머물렀지만 마늘, 무, 배추, 수박, 포도 등 채소와 과일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0.0% 급등했다.

특히 마늘값이 전년대비 85% 오르면서 마늘과 생강 등 2개 품목으로 이뤄진 신선식품기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67.8% 상승했다. 무값이 1년전보다 126.6% 폭등하고 배추가 35.9% 오름에 따라 신선채소지수도 전년 동월대비 24.7% 상승했다.



신선과실지수도 1년전보다 17.2%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수박(72.6%), 포도(43.4%) 등이 뒤를 이었다. 수산물 가격도 채소와 과일에는 못 미쳤지만 적지 않게 뛰었다. 신선어개(어류와 조개)지수는 고등어와 멸치 등이 각각 19.6%, 16.7% 오르면서 10.5% 올랐다.

올해 초의 이상저온과 최근의 폭염, 장마철 호우 등에 따라 채소, 과실류 등 신선식품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 이유다. 과실류의 경우 지난해 가격지수가 100밑으로 떨어졌던 기저효과까지 반영되면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전창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무, 배추가 저장성이 낮으면서 기후조건에 따라 수급조절이 안 되기 때문"이라며 “물류합리화를 통해 유통마진을 줄이고 산지유통을 주도하는 상인조직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자들의 취급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해 수급조절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정부는 오는 2일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물가안정을 위한 종합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구조적인 물가안정책 뿐만 아니라 추석을 앞두고 채소, 과일 등의 가격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방안이 포함될 전망이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신선식품처럼 서민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품목들에 대한 대책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임종룡 재정부 1차관은 최근 “수입 개방 확대, 비축 농산물 공급 등을 탄력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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