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20년만에 무파업 "…車 산업 경쟁력도 '쑥쑥'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2010.08.3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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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계 모두 무파업 처음…타임오프제-고용보장 노사 모두 윈윈

기아자동차 노사가 20년 만에 무파업으로 임금 및 단체협상에 잠정 합의함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계의 노사관계가 한 단계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대 난제였던 타임오프제까지 밑그림을 그려내 향후 노사관계의 불안요인을 제거한 점도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 자동차 산업 노사 관계 새 지평
기아차 (90,800원 ▼1,100 -1.20%) 노사의 무파업 임단협 잠정합의는 기아차를 넘어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잦은 파업으로 일본 등 주요 경쟁국에 비해 뒤떨어졌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때문이다.



김기찬 카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자동차 산업은 우수한 제품성에도 불구하고 파업이 빈번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미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기아차 노사의 무파업 합의는 우리 자동차 산업의 수준을 높였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기아차를 비롯해 현대차 (199,900원 ▼7,100 -3.43%)와 GM대우, 쌍용차 (3,940원 ▼115 -2.84%),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가 한 차례의 분규도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 1987년 노조 설립이 자유화 된 이후 처음으로 무분규 임단협 타결이라는 '아름다운 기록'도 세우게 됐다.



특히 대표적 강성 노조인 기아차 노조가 타임오프제에 합의함에 따라 타임오프를 둘러싼 갈등도 수그러질 전망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7월말 현재 단체협약이 만료된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 182곳 가운데 76곳이 타임오프제를 도입키로 했다.

◇타임오프-고용보장·성과급 노사 윈윈
당초 기아차 노사의 올해 임단협은 지난 타임오프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노동계 최대 현안으로 꼽혔다.

노조도 초기 타임오프제 시행에 따른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를 단체협상안으로 논의할 것을 주장했고 사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임단협 상견례조차 열리지 못했다.


하지만 사측이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을 천명하고 노조 전임자 임금 문제로 임단협이 중단되는 것에 대해 반발하는 현장 분위기가 높아지자 노조도 지난 11일 협상테이블에 앉았다. 이후 기아차 노사는 20여 일간 집중교섭을 진행한 끝에 31일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냈다.

기아차 노사의 임단협 주요안을 살펴보면 노조가 타임오프를 수용해 유급전임자를 21명으로 줄이기로 했지만 사측도 전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는 '고용보장 합의서'에 사인한 만큼 노사 모두 성공했다는 평가다.



또 기본급 7만9000원 인상, 성과일시금 300%+500만원 지급, 주식 120주 지급 등으로 기아차 직원은 1인당 1900만~2000만원 안팎의 보너스를 받게 될 전망이다. 성과급 액수도 현대차(임금 7만9000원 인상, 성과일시금 300%+500만원, 주식 30주)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내일(9월1일) 현대·기아차그룹이 출범 10주년을 맞는다는 점도 극적인 잠정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보탬이 됐다. 노사 모두 임단협 문제를 깔끔하게 마무리 짓고 미래를 열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현대차그룹은 10주년 기념식에서 앞으로의 10년을 담은 미래 비전을 선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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