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알페온 "쉿! 고요함에 반하다"

머니투데이 제주=서명훈 기자 2010.08.3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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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Life]지금까지 GM대우차는 잊어라…렉서스보다 조용한 실내

[시승기]알페온 "쉿! 고요함에 반하다"


“지금까지의 GM대우 차는 잊어라”

GM대우가 럭셔리 세단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알페온’을 시승한 느낌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여과 없이 전달되는 엔진음 탓에 정숙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기존 GM대우 차와는 완전히 달랐다.

◇ 쉿! 옆사람 숨소리까지 들린다
31일 제주 휘닉스 아일랜드 리조트에서 GM대우의 야심작 알페온을 처음 만났다. 무엇보다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정숙성이다. 스마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켰지만 아무런 진동이나 소음이 느껴지지 않는다.



GM이 보유하고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노이즈 패키지를 적용한 때문이다. 엔진룸에서 실내로 소음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엔진 커버와 후드 인슐레이터를 탑재했다. 특히 도어를 3중 밀폐구조로 설계했고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이중접합 차음유리 채택한 덕분이다.

알페온의 실내 소음도는 41데시벨(dB)로 일반적인 도서관의 소음도(40dB)와 유사한 수준이다. 조용함의 대명사인 렉서스(42dB)보다 한 수 위다.



시승구간은 제주공항을 출발해 제주돌문화공원을 거쳐 휘닉스 아일랜드 리조트까지 약 50km.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가볍게 나간다. 공차 중량이 1785kg으로 경쟁 차종에 비해 약 150kg 가까이 무겁지만 3.0리터 V6 SIDI 심장(엔진)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2년 연속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된 이유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오르막길에서 추월을 시도해 봤다. 263마력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가속력은 합격점을 줄만하다. 다만 응답성은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다.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치고 나가는 직분사 엔진의 특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알페온의 주된 고객층을 30대 후반에서 40대 전문직으로 설정한 탓에 급가속보다는 부드러운 가속에 무게를 둔 때문으로 풀이된다.

급커브가 많았지만 핸들을 감는 방향으로 차가 재빨리 움직인다. 시승 시간이 낮이어서 핸들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어뎁티브 HID 제논 헤드램프를 체험할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제동력도 수준급이다. 다만 브레이크 페달의 유격이 다른 차에 비해 다소 넓어 적응이 필요했다.


좁은 국도를 벗어나자 속도를 높여봤다. 시속 120km까지는 막힘이 없다. 이 구간에서 한 박자를 쉰 다음 140km까지도 별다른 소음없이 내달린다. 도로 여건상 더 속도를 높이긴 어려웠지만 160km까지도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알페온 디자인의 핵심 ‘세로 본능’
[시승기]알페온 "쉿! 고요함에 반하다"
알페온 디자인은 날렵함 보다는 중후함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부족한 날렵한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세로 선을 많이 사용한 점이 눈에 띈다.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을 폭포수를 연상시키는 수직으로 처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옆면은 뷰익의 유산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수평으로 지나가다 뒷문 손잡이 부분에서 올라가는 선을 그대로 살렸다. 후면은 세련된 LED(Light Emitting Diode: 발광 다이오드) 테일램프와 범퍼 일체형 듀얼 머플러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실내 디자인은 센터페이시아를 중심으로 양팔을 벌려 운전자를 감싸고 있는 느낌을 준다. 덕분에 실내 공간이 더 넉넉해 보인다. 하지만 좌우 폭 보다는 앞뒤 간격이 더 넓다. 트렁크 역시 가로보다는 세로가 더 길게 설계됐다. 이 때문에 골프백 수납시에도 가로가 아닌 세로방향으로 넣어야만 4개를 실을 수 있다. 알페온 디자인은 ‘세로본능’을 지닌 듯하다.

센터페시아는 피아노 블랙 색상으로 마감해 세련미를 더했다. 특히 클러스터 상단과 센터콘솔, 도어트림 등을 인조가죽으로 처리, 고급스러움을 배가시켰다.

이밖에도 다양한 편의기능이 운전의 재미를 살려준다. 동급 최초로 페달이나 핸드레버가 필요 없는 버튼 타입의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가 적용됐다. 또 운전석과 동반석은 물론 뒷좌석에서도 에어컨 온도를 독립적으로 조절 가능한 뒷좌석 독립 에어컨 시스템도 눈에 띤다. 이오나이저와 퍼퓸디퓨저를 포함한 공기청정기도 쾌적함을 더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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