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우리에게는 2개의 거울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현실적 욕망과 개인의 성취만을 비춰보는 '이기적인 거울'과 역사 속에서 사회적인 가치를 비춰보는 '가치의 거울' 말입니다. 회사에서 승진, 연봉, 경쟁자, 단기 성과만을 본다면 당신은 이기적인 거울만으로 보는 것이고 회사, 고객, 사회의 가치에 무슨 영향을 미쳤는지를 전방위로 비춰본다면 당신은 가치의 거울을 보는 겁니다.
90년대까지 한국 기업은 이윤과 성장 관점에서만 거울을 보아왔습니다. 어쩌면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결과로 기업은 초고속 성장을 했지만 동시에 다 잘할 수는 없는 거라 사람들 마음 속에 불신을 키웠습니다. 중소업체를 핍박했고 창조보다는 구조조정을 했고 총수 구속, 중역들 자살, 양심선언도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우리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만났습니다. 그가 기업미션에 대한 두번째 거울을 세상에 비췄습니다. 가치중립적인 하이테크에 개방과 공유, 문화라고 하는 가치의 거울을 비춘 겁니다.
TV광고 '이제 세계가 한국에게 길을 묻습니다' 보셨습니까? 자라한테 물린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IMF체제 직전 세계가 "한국은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트렸다"를 연상시키진 않던가요? 그래도 많은 국가가 끊임없이 새마을운동을 연구하러 오고 오바마 대통령이나 '미수다'가 한국을 칭찬하고 아시아 문화코드가 주류로 등장할 전망이고(김상훈 교수 '앞으로 3년 세계 트렌드') 한류바람, G20 의장국, G2 중국이 한국 트렌드를 지켜본다고 하는 것들을 보면 우리는 확실히 거울이 되고 있나 봅니다. 대단하죠.
그러나 이럴 때 더 잘해야 합니다. 불륜공화국이라는 오명,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한 불감증, 강남공화국의 한국제품 기피현상, 꿈나무 젊은이들의 목적 불분명한 스펙전쟁과 코리아 엑소더스 같은 어두운 면이 반대쪽에 있다는 것도 새겨야 합니다. 한국은 김구 선생이 이미 60년 전에 쓴 '나의 소원'에서 돱내가 오직 바라는 것은 문화가 강한 나라 한국이 되는 것돲이라고 했던 것을 이제는 가슴 깊이 새겨야 하지 않을까요? 그때의 문화라는 것이 바로 이 가치의 거울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사회는 아니 당신은 지금 어떤 거울로 스스로를 비추고 있는지. 잠시라도 광부(光夫)의 꿈을 꾸어보지 않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