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 권력승계 용인한 듯···김정은 동행했나?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0.08.3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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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26~30일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가운데 양국 정상은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으로의 권력 승계에 대해 '공감'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은 30일 오후 8시 김 위원장이 북·중 국경을 넘은 후 일제히 정상회담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 여기서 전해진 두 정상의 발언을 살펴보면 양국 정상의 '공감'을 시사하는 발언이 다수 발견된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7일 열린 후 주석과의 회담 후 만찬에서 "복잡다단한 국제 정세 속에서 조·중(북한-중국) 친선의 바통을 후대들에게 잘 넘겨주고 대를 이어 강화·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우리들의 중대한 역사적 사명"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조·중 친선을 대를 이어 계속 강화·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동북아시아와 나아가서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데 중요한 문제로 나서고 있다"며 "조·중 친선을 세대와 세기를 이어가며 더욱 강화·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후계자로 알려진 3남 김정은에 대한 권력 승계와 관련해 후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와 논의가 진행됐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화답하는 후 주석의 연설에서는 북한의 후계 구도를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될만한 직접적인 표현은 없었다.

다만 후 주석은 만찬 전 회담에서 "중·조 친선을 시대와 더불어 전진시키고 대를 이어 전해가는 것은 쌍방 공동의 역사적 책임"이라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중·조 친선을 강조했지만 '대를 이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간접적으로 김정은 후계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후 주석은 또 다음 달 초 열리는 북한 당 대표자회의와 관련해 "원만한 성과를 거둘 것을 축원한다"고 밝혔다. 44년 만에 열리는 이번 북한 당 대표자회의가 김정은의 공식적인 당 데뷔 무대가 될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원만한 성과"를 기대한 것은 북한의 권력 승계에 대한 용인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방중에 김정은이 동행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방중 보도에서 △인민무력부장인 김영춘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기남 △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장 장성택 △외무성 제1부상 강석주 등의 수행자 명단을 언급했지만 김정은은 포함되지 않았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김정은의 방중 동행 여부에 대해 "초청 명단에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외교가 일각에서는 중국의 초청 여부와 관계없이 김정은이 동행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중국 정부의 "초청하지 않았다"는 설명은 액면 그대로 공식 초청 명단에 포함하지 않았을 뿐 오히려 동행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표현이라는 것. 북한의 권력 승계가 민감한 사항이라는 점을 고려, 방문 사실을 공식 확인해 주지 않는 외교적 수사라는 분석이다.



또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 일정에서 지린과 하얼빈 등 고 김일성 주석의 혁명 유적지 방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은 김정은 동행 가능성을 높여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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