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중 친선 바통 후대에 잘 넘겨야"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0.08.30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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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권력 승계 시사···후진타오 연설에는 北 후계 내용 없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 27일 "복잡다단한 국제 정세 속에서 조·중(북한-중국) 친선의 바통을 후대들에게 잘 넘겨주고 대를 이어 강화·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우리들의 중대한 역사적 사명"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26~30일 중국을 방문한 김 위원장은 이 날 창춘에서 열린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의 정상회담 후 만찬 연회에서 "조·중친선을 대를 이어 계속 강화·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동북아시아와 나아가서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데 중요한 문제로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후계자로 알려진 3남 김정은에 대한 권력 승계와 관련해 후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와 논의가 진행됐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또 "역사의 온갖 시련을 이겨낸 조·중친선을 세대와 세기를 이어가며 더욱 강화·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조·중 혁명선배들의 뜻을 이어 전통적인 조·중친선을 보다 높은 수준에서 강화·발전시켜나가기 위하여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후 주석은 "이번 방문이 쌍방의 교류와 협조를 더욱 심화시키고 서로의 이해와 신뢰를 증진시키며 중·조 친선협조 관계를 한층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조친선에는 두 나라 노세대(선대) 혁명가들의 심혈이 깃들어있고 사회주의의 공동의 이상이 반영돼 있다"며 "전통적인 중·조친선을 매우 귀중히 여기고 있으며 중·조친선협조관계를 보다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 주석은 또 다음달 초 열리는 북한 당 대표자회의와 관련해 "원만한 성과를 거둘 것을 축원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위원장이 '후대', '대를 이어' 등 권력 승계를 시사하는 언급을 한 것과 달리 후 주석의 연설에서는 북한의 후계 구도를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될만한 직접적인 표현은 없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이 날 오후 8시 일제히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을 전하면서 김영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인민무력부장, 김기남 당 중앙위 비서 장성택 당 부장 등의 동행 소식을 전했지만 3남 김정은의 수행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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