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지검장은 당초 이날 오전 11시 공개 소환될 예정이었으나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예정보다 3시간가량 빠른 오전 8시10분쯤 서둘러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박 전 지검장이 연락도 없이 예정보다 빨리 나왔다"며 "사전에 아무런 협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박 전 지검장은 앞서 검찰 진상조사단 조사에서 정씨로부터 식사와 술 접대를 받은 사실은 일부 시인했으나 성접대나 금품수수, 대가성 등에 대해서는 부인했으며 이날 특검 조사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박씨가 대질을 계속 거부할 경우 사실상 강제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박 전 지검장이 조사 내용에 따라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수도 있냐는 질문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늦은 밤까지 박 전 지검장을 조사한 뒤 일단 귀가 조치할 방침이다.
한편 특검팀은 31일 오전 10시 이번 의혹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한승철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을 소환 조사하는 등 다음 달 초까지 검사 5∼6명을 추가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조사에서 대가성 부분이 밝혀진 관련자들은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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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특검팀은 정씨의 진정을 묵살한 의혹이 제기된 황희철 법무부 차관 등 전·현직 검사 10여명의 서면질의서도 분석하고 있다. 특검팀은 황 차관 등의 답변 내용을 검토한 뒤 미진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면 추가 서면조사나 방문 또는 소환조사 여부를 논의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