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난해 현대차 부회장으로 취임한 후 첫 해외공장 착공이자 신흥시장 진출의 완결판인 브라질공장에 승부를 걸었다. 브라질공장의 성공적 안착으로 아버지 정몽구 회장의 글로벌경영·품질경영 저력을 대를 이어 보여줄 기세다.
결코 여유롭지 않은 일정이지만 'HB' 양산을 현재 계획보다 7개월 정도 앞당겨 2012년 4월 출시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브라질시장 개척에 하루라도 빨리 나서야 한다는 정 부회장의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대규모 투자는 이미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시장점유율 1위 피아트는 2012년까지 29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인데 이중 18억달러를 올해 집중 투자한다.
폭스바겐은 2014년까지 35억달러를 투자하고 생산능력을 연간 85만대에서 2012년 100만대로 늘린다. 제너럴모터스(GM)도 2012년까지 브라질을 포함한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에 25억달러를 투자한다. 4위 포드는 당초 2012년까지 2억달러를 투자하려던 계획을 바꿔 2014년까지 23억달러로 투자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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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도전과 기회, 넘어야 할 과제는=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브라질시장은 기회의 땅이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수익성이 문제다. 앞서 진출한 업체들의 점유율이 압도적인데다 소형차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업체들의 벽을 뚫지 못한다면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브라질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피아트(24.5%) 폭스바겐(22.8%) GM(19.8%) 포드(8.6%) 4개 업체의 시장점유율만 75%를 넘는다. 소형차 비중도 1000cc급 이하 차량이 52.7%에 달할 정도로 높다. C세그먼트(준중형급) 이상 차량판매 비중은 17.8%(글로벌인사이트 추산)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B세그먼트(소형) 이하다. 사용연료도 달라 바이오에탄올과 휘발유의 '혼합연료 차량' 비율이 88.2%나 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내놓을 HB는 1리터와 1.6리터급 소형 해치백과 세단으로 개발되며 혼합연료를 쓰는 차량으로 만들어 예정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소형차를 중심으로 물량이 많은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딜러망 공유와 같은 공동판매 전략 등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만의 제도적 특성과 각종 규제도 주의해야 한다. 이른바 '브라질 코스트'(Brazil Cost)다.
권기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은 "브라질은 폐쇄적이고 까다로운 측면이 있어 만만치 않은 시장"이라며 "정부 관료의 비효율성으로 인한 복잡한 절차, 부정부패와 높은 조세부담, 경직된 고용시장 등이 걸림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