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내년 신차 5개 이상 출시 "어게인 1997"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2010.08.3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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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부터 '중형세단'까지 풀라인업 교체… 1997년 '라노스·누비라·레간자' 3총사 재연

GM대우, 내년 신차 5개 이상 출시 "어게인 1997"


GM대우가 내년에 국내시장에 5개 이상의 신차를 쏟아내며 화려한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신차 효과'를 통해 이미지 제고는 물론 잃어버린 내수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내년에는 '시보레' 브랜드 도입도 예정돼 있어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업계 1위인 현대차가 매년 2~3개의 신차를 출시하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공세라는 게 자동차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이 같은 계획은 지난 1997년 GM대우의 전신인 대우차가 '라노스·누비라·레간자' 3개 차종을 동시에 쏟아내며 시장 판도를 뒤바꾼 전략과 맞닿아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GM대우 고위 관계자는 30일 "내년에는 다목적차(MPV) '시보레 올랜도'를 시작으로 '젠트라'와 '윈스톰' 후속모델, 시보레 스포츠카 '카마로' 등 5개 안팎의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다"면서 "하반기에도 해치백 등 2-3개의 파생모델을 출시해 제품 라인업이 완전히 개편될 것"이라고 밝혔다.

◇ 스포츠카부터 밴까지 풀 라인업 개편
첫 타자는 7인승 MPV '시보레 올란도'다. 밴 형태로 GM대우가 주도적으로 개발에 참여했으며 오는 10월부터 군산공장에서 생산된다. 국내는 물론이고 유럽시장에도 출시될 예정 인만큼 GM대우 수출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GM대우가 오는 10월부터 군산공장에서 생산에 들어가는 '시보레 올란도' 7인승 다목적차(MPV)로 기존 GM대우 라인업에 없는 신규 모델이다.↑GM대우가 오는 10월부터 군산공장에서 생산에 들어가는 '시보레 올란도' 7인승 다목적차(MPV)로 기존 GM대우 라인업에 없는 신규 모델이다.
젠트라 후속차인 '시보레 아베오'도 출시된다. 올해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후 세련되면서도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1400cc급 엔진이 탑재돼 소형차와 준중형차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SUV 윈스톰 후속도 선보일 예정이다. 풀체인지된 신차는 아니지만 시보레 브랜드가 들어간 대형 라디에이터그릴 등 외관이 크게 변경돼 신차급차라는 게 GM대우의 설명이다.

↑GM대우가 내년 상반기 출시예정인 '시보레 카마로' 스포츠카↑GM대우가 내년 상반기 출시예정인 '시보레 카마로' 스포츠카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해 화제를 모은 2도어 스포츠카 카마로도 판매될 예정이다. GM대우가 2007년 수입했던 G2X와 같이 해외에서 생산돼 수입된다. 국내 협소한 스포츠카 시장 상황상 판매보다는 시보레 브랜드의 호감도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GM대우 중형세단 '토스카' 후속모델로 내년 출시 예정인 '오펠 인시그니아'. GM대우는 이 차량을 기본으로 내외관을 변경해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다.↑GM대우 중형세단 '토스카' 후속모델로 내년 출시 예정인 '오펠 인시그니아'. GM대우는 이 차량을 기본으로 내외관을 변경해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또 국내 자동차 최대 시장인 중형세단에도 신차를 투입한다. GM대우는 당초 내년 말께나 토스카 후속을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토스카 판매량이 월평균 500여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판매부진이 심해지자 신차 출시를 앞당기기로 했다.

새 중형세단은 '알페온'과 마찬가지로 GM내 유럽자회사인 오펠의 '인시그니아'를 베이스로 개발된다. 인시그니아는 지난해 유럽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등 디자인과 성능을 인정받은 차다. 배기량 2000cc를 중심으로 터보 등 고성능 모델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 신차출시로 '어게인 1997' 이룬다
GM대우의 이같은 공격적인 신차 전략은 전신인 대우차의 1997년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대우차는 '라노스·누비라·레간자' 신차 3총사로 단숨에 시장점유율을 1996년 10%대에서 1년 만에 25%까지 끌어올렸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당시 '세계경영'의 일환으로 '독자모델 3개 동시개발 및 출시'라는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카드를 꺼내들었다. 특히 김 회장은 새 준중형차 이름을 '전 세계를 누비는 우리의 차'라는 의미로 '누비라'라고 직접 짓는 등 공을 쏟았다.

마침내 대우차는 1996년 11월 소형차 라노스를 시작으로 이듬해 2월 누비라, 4월 레간자를 잇달아 내놓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GM대우는 경차와 소형차를 제외한 라인업 경쟁력이 현대·기아차 보다 앞서있지 못하다"면서 "시보레 도입과 동시에 신차 행진이 이어진다면 판매는 물론 새 브랜드(시보레)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GM대우 고위 관계자도 "아카몬 사장이 최근 직원들을 만날 때마다 '내년은 GM대우 중흥의 해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면서 "1997년 대우차의 화려한 부활을 GM대우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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