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직원중 '놈놈놈' 26명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0.08.2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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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담배인생 감사팀 유부부장등 6개월 금연 프로젝트서 당당 살아남아

신한카드 직원중 '놈놈놈' 26명


금연이요? 일을 하지 말라는 거에요?"

대부분의 애연가들이 '금연'이야기만 꺼내면 화들짝 놀라며 거부반응을 나타내곤 한다.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고 하지만 금연하느라 스트레스 받는 게 더 해롭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 사이에서 담배를 끊었다고 하면 '독한 놈' 소리 듣기 일쑤다. 하지만 지난 주말 신용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에는 '독한 놈'이 26명이나 나왔다. 신한카드가 지난 2월 시작한 6개월 금연 프로그램에서 당당히 살아남은 26명의 직원들이 중구보건소의 최종 테스트를 거쳐 금연에 성공한 것.



가장 '독한 놈'은 25년 담배인생을 그만둔 감사팀 유 부부장이다. 그는 "누구보다 애연가였기에 후배들에게 꼭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비록 6kg이나 살이 쪘지만 금연에 성공해 기쁘다"고 말했다.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내년초 회사에서 진행할 예정인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것을 노리고 있다.

'끈질긴 놈'도 나왔다.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는 A씨는 같은 병동 환자들끼리 이야기하러 옥상에 올라갔을 때가 가장 고비였다. 다들 맛나게 담배를 피우는데 혼자만 쳐다보고 있으려니 여간 힘든게 아니었지만 금연 짝궁이 생각나서 참았단다.



신한카드 직원들은 B씨를 '대단한 놈'이라고 칭찬한다. B씨는 "진짜진짜 어렵게 끊었다"며 "술 먹을 때, 공 안맞을 때, 업무 스트레스 받을 때, 주가 빠질 때, 애기가 울 때 매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28일 신한카드 직원만족센터에 따르면 연초 신한카드 직원들의 흡연률은 약 37%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직원 2800명중 조사에 참여한 1502명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로, 전체 흡연률은 다소 달라질 수 있으나 최소한 550명(20%) 이상이 흡연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임원부서장은 78명 중 22명이 흡연자였다.

이에 신한카드는 사내 흡연률을 낮추기 위해 금연 캠페인에 나섰다. 직원들의 참여율과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금연 짱국제'를 도입하고, 상금과 포상휴가도 내걸었다. 금연 짝궁제란 신한카드 흡연자 중 금연프로그램 참가 희망자들이 짝을 이뤄 서로 조력자와 감시자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금연 짝궁제가 진행되는 동안 1, 3, 6개월 단계별 금연 성공 기념품을 마련하고, 참여자의 80%가 성공하면 성공자 전원에게 일일 휴가를 주기로 했다.


자율적으로 금연짝궁제에 참여한 직원은 78명. 과거 금연펀드를 조성했을 때보다 참여율이 2배 가까이 높아졌다.

신한카드는 금연 희망자들을 돕기 위해 중구보건소, 국립암센터 내 금연 콜센터 등과 함께 금연 클리닉, 개인 맞춤형 금연 보조제 지원, 집중 상담 프로그램 등을 운영했다.



그 결과 1개월을 참은 직원은 62명, 3개월을 견딘 직원은 39명이었다. 그리고 6개월까지 참은 '독한 놈'은 26명으로 성공률이 33%에 달했다.

중구보건소 관계자는 신한카드의 금연 성공률에 대해 "30%이상이면 꽤 높은 편"이라며 "회사의 지원과 관심에 따라 높게는 80%가까이 성공하기도 하지만 한자리 수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내년 초 다시 금연짝궁제와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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