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상득 의원의 리얼 자원 외교 '2시간'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최석환 기자, 우경희 기자 2010.08.2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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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저녁 7시30분께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 후안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과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일행이 행사장으로 들어섰다. 당초 예정됐던 저녁 6시를 훌쩍 지난 시간이었다. 날씨와 기류 영향 등으로 비행기가 연착하면서다.

3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온 모랄레스 대통령의 얼굴에도 다소 피곤한 기색이 비쳤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볼리비아 내 리튬 자원 개발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기다리던 취재진과의 간단한 인터뷰가 끝난 시각은 저녁 7시40분께. 공식 행사인 만찬이 이어졌다. 그러나 식사는 이로부터 1시간이 더 지나 8시40분에야 시작됐다. 모랄레스 대통령과 이 의원 등 양측 인사의 방한 및 환영 인사, 우리측의 리튬 기술 보고 등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고 식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특히 이 의원은 지연된 시간을 의식해 준비해 온 인삿말을 줄이면서도 이날 만찬에 참석한 기업인들이 속한 기업에 대해서는 일일이 소개를 하는 등 정성을 들였다. 이 의장의 열의에 모랄레스 대통령도 힘을 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깊고도 자세한 소개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많은 분들이 오셔서 조금은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들 정도"라고 마음을 전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방한이 성사 되는 과정에서도 이 의원의 역할이 컸다. 이 의원은 동생인 이명박 대통령의 에너지 협력 특사 자격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세 차례 볼리비아를 방문했다. 특유의 친화력과 진정성으로 모랄레스 대통령의 신뢰를 끌어냈다는 후문이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방한은 아시아국가로는 첫 해외 국가 방문이다.

이 의원은 볼리비아 외에도 페루, 에콰도르 등 남미 국가들을 잇따라 방문해 자원 외교를 펼치고 있다.

이 의원의 볼리비아 방문에 동행했던 한 기업 관계자는 "때로는 총탄이 날아다니는 유세장을 같이 다니면서 함께 하기도 했다"며 "목숨을 걸고 동행했던 것으로 모랄레스 대통령이 적잖이 감동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모랄레스 대통령의 개인적인 경험담을 환영인사에 인용해 모랄레스 대통령을 환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의원은 모랄레스 대통령이 과거 시절 하늘의 별을 보면서 들판에서 노숙했던 일을 염두에 둔 듯 "오늘 별 1000개가 아니라 5개에 불과한 호텔에 모셔 조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 의원이 그 말을 꺼낸 배경을 다시 설명하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 의원은 리튬 개발과 관련해서는 "과거 선진국이 후진국에 가서 투기적 목적으로 돈만 벌고 떠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기업들도 자원을 그냥 가져오는 게 아니고 현지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밤 9시40분. 이 의원이 리튬 전지가 들어간 디지털 카메라와 LED(발광 다이오드) TV를 모랄레스 대통령에게 전달하면서 모든 행사가 마무리됐다. 약 두 시간 동안 이어진 이 의원의 '자원 외교 현장'도 그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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