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는 왜 이 시점에 이 대통령을 향해 '각'을 세우고 있는 걸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차별화 전략' 또는 '노이즈 마케팅'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 지사가 대권도전을 향한 본격 행보를 위해 현실권력과 선긋기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튀는 언행, 예상을 깨는 반전, 기존 권력이나 질서에 대한 파격 도전 등을 즐겨 사용해 정치기반을 넓혔다.
한나라당 한 당직자는 "미래권력과 현실권력은 공존과 충돌이란 모순관계를 갖기 마련"이라며 "특히 한국 정치에서는 현실권력의 지원 아래 순조롭게 권력이양이 되기보다는 미래권력의 독자행보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대표적인 사례다. 비록 막판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재가'를 받긴 했지만 노 전 대통령은 취약한 당내 지분 및 기반 등 여러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당내 실세들과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때로 전혀 예측하지 못한 승부수를 띄워 전국구 이미지를 쌓았고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핵심 정치기반으로 확보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런 점에서 청와대가 김 지사에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은 당연하다. 집권 후반기를 맞아 '공정한 사회', '친서민 중도실용'으로 레임덕을 최대한 막으려는 중차대한 시기에 여권내 주요 대권주자의 '차별화 전략'을 달갑게 여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내 임기 동안 레임덕은 없다"고 공언했다.
대권 도전을 위해서는 당내 기반을 넓혀야 한다. 경기지사를 하며 오래 중앙무대를 비운 김 지사 입장에서 조바심을 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친이명박계로부터 넓은 지지를 확보해야 대권 1차 관문을 넘어설 수 있다. 비록 여권이 소통·화합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당·정·청 불통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바로 이 때문에 김 지사는 새로운 비전·가치를 제시하며 '미래 구심점'으로 입지를 굳히려는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