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더 오를 수밖에 없는 두가지 이유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0.08.2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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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대폭적 통화 완화 가능성 없고, 일본은 안전한 투자처라는 믿음

최근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5년래 최고 수준까지 이르는 등 엔고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엔화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이들 투자자들이 앞으로도 엔화가 계속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일본은행(BOJ)이 엔화 약세를 이끌 수 있는 가시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칠 여지가 적다는 것과 일본은 국채의 대부분을 자국민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투자처로서 안전하게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다수 투자자들은 극도로 보수적인 BOJ가 사실상의 제로금리 상황에서 통화 완화에 공격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또 다음달 초 예정된 정책회의에서 일부 완화 조치를 발표하겠지만 급진적 정책 전환이 아닌 최소한의 변화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키타노 하지메 JP모간 투자전략가는 "BOJ는 거의 과감한 일을 벌이지 않는 중앙은행이기 때문에 엔화 강세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경우 최근 국채 매입을 재개하는 등 지속적으로 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카토 준 신킨자산운용 투자매니저는 "BOJ가 연준보다 정책을 완화할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에 엔을 사는 것은 매우 타당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에 대한 투자가 안전하게 여겨지는 또다른 이유는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의 200% 수준인 정부 국채를 대부분 일본 주요 은행들과 기업들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엔화 매도를 촉발할 수 있는 외국인 자본의 유출을 막는 효과가 있다.

제임스 천사이드 아시아퍼시픽자산운용 이사는 "엔을 사는 것은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확실한 베팅 중 하나"라며 엔화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요시다 노리타카 외환 트레이더는 "몇주 동안 엔화가 꽤 주목할 만한 속도로 오르고 있기 때문에 엔화를 사들이고 있다"며 "엔화 매입은 승리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물론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연준이 통화 완화 프로그램을 중단할 정도로 미국 경제가 충분히 향상되면 미국의 금리도 오를 수 있고 이에 따라 엔화의 투자 매력은 반감된다는 것. 그러나 이같은 상황이 짧은 시간 안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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