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값 급등… 커피·설탕업계 비상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권다희 기자 2010.08.22 16:22
글자크기
커피 원두가격과 원당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관련 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초 이후 국제 원두가격이 40%이상 급등하면서 커피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원가 부담이 높아지고 있으나 커피 가격은 생활물가와 관련이 커 섣불리 가격을 올릴 엄두를 내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국내 커피믹스 1위업체인 동서식품의 고위 관계자는 "국내 커피믹스 시장이 1조원에 달하는 만큼 소비자들의 가격 체감지수가 높다"며 "쉽사리 가격을 올리기 어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22일 말했다. 동서식품의 경우, 원두 값이 파운드 당 1센트 올라가면 원가 부담이 17억 원씩 늘어나는 구조다.



음료업계에서도 부담을 느끼는 건 마찬가지다. 최근 2~3년간 커피음료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음료업계는 너나할 것 없이 커피음료를 선보였다. 캔커피 1위업체인 롯데칠성음료의 정황 대표는 "아직 가격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카페라떼'로 컵커피 1위인 매일유업도 "원가부담이 크게 높아졌지만 현재로선 가격인상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원당가격 상승으로 이미 지난해부터 마음고생을 해온 제당업도 어깨가 무겁다. 지난 7월 말 설탕가격을 약 8.5% 올렸지만, 국제 원당수급이 해결되지 않는 한 연말까지 원가상승 부담을 피할 수 없다는 목소리다.



제당업계 1위인 CJ제일제당 (281,500원 0.00%)의 한 고위관계자는 "원가상승분이 충분히 반영된 건 아니지만, 이미 한번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에 적어도 연말까지 추가 인상 없이 견뎌보자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임원은 "이달 말부터 설탕관세가 0%로 낮아지는 것도 국내 제당업체들에게는 부담"이라며 "4개월간의 한시적 조치지만 그 기간 동안 설탕값을 올리면 덤핑 가격에 들어오는 수입설탕과의 경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내 설탕 및 관련제품 가격안정을 위해 이달 하순부터 12월까지 수입되는 설탕의 관세율을 기존의 35%에서 '0'(제로)로 한시적으로 낮추기로 결정한 바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아라비카 커피 12월 선물 가격은 3% 오른 파운드 당 1.852달러에 거래되며 12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요 생산국인 베트남과 콜롬비아의 커피 작황이 좋지 못해 커피 재고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같은 날 ICE에서 원당 10월 선물 가격 역시 파운드 당 20센트를 넘어서며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원당 가격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