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난 21일 회동을 두고 예상보다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의 회동이 있을 때마다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던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들의 평가도 예상 밖으로 후하다.
◇"역대 최고" 평가, 왜?=두 사람이 나눈 대화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정권재창출과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는 것만으로도 성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회동 직후 청와대가 자의적인 해석을 내놓지 않은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가 적절할 때 회동 내용을 소개하지 않겠느냐"고 말했고, 회동 내용은 실제 박 전 대표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을 통해 공개됐다.
다만 청와대가 회동 이후 정책기조를 조정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한 친박계 중진의원은 "이 대통령이 회동을 계기로 정책의 틀을 바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역대 회동, 어땠기에=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을 두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이유 중 하나는 역대 회동의 결과가 워낙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회동 소식에 "뒤탈이 없어야 하는데.."라고 고민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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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이후 두 사람은 2007년 12월 처음 만났다. 당시 이 대통령(당시 당선자 신분) 측에서 "회동 때 총리직을 제안했는데, 반응이 별로였다"는 말을 외부에 흘렸고, 이에 대해 박 전 대표 측에서 반발했다.
2008년 1월에 이뤄진 두 번째 회동은 공천 문제로 시끄러웠다. 회동 당시에는 분위기가 좋았다고 알려졌지만, 이후 친박계의 공천 탈락이 이어졌고 박 전 대표는 "나도 속고, 국민이 속았다"고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3차 회동과 5차 회동에서는 각각 친박계의 복당 문제와 세종시 수정안 문제 때문에 두 사람의 의견이 엇갈렸다. 지난해 1월 두 사람은 비밀회동(4차)을 갖기도 했지만, 이후 회동 사실이 외부에 알려져 박 전 대표가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