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폭되는 '국새' 의혹..경찰 본격 수사 착수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2010.08.2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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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중대한 일에 쓰는 인장인 국새(國璽)를 둘러싼 파문이 커지고 있다. 국새가 전통방식으로 제작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금도장을 받은 것으로 의심받는 정관계 인사가 늘어남에 따라 경찰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증폭되는 '국새' 의혹..경찰 본격 수사 착수


국새 제작 과정의 사기·횡령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지방경찰청은 21일 제4대 국새 제작단장 민홍규(56)씨를 출국금지하고 국새 주물제작을 담당했던 이창수(46)씨를 소환 조사했다. 행안부는 앞서 20일 오전 민씨와 이씨를 사기와 횡령 등 혐의로 경찰청에 수사의뢰했다.



현재 국새를 둘러싼 의혹은 세 가지다. 국새가 전통방식이 아닌 현대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와 제작 후 남은 금을 민씨가 횡령했는지 여부다. 또 남은 금으로 만들어진 도장이 정관계 로비용으로 전달됐는지도 경찰이 풀어야 할 부분이다.

최초 의혹을 제기한 이씨는 "국새가 현대 기법으로 제작됐으며 남은 800~900g의 금은 민씨가 착복해 금도장을 만들어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용으로 돌렸다"고 주장했다. 민씨는 이에 대해 "전통가마인 '대왕가마'에서 국새를 만들었고 제작과정에서 자신의 금 2kg을 추가로 투입했다"고 반박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과 당시 행정자치부 1차관이었던 최양식 경주시장은 도장을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정 의원은 2007년 대선 후보 시절 자신도 모르게 놋쇠 형태의 도장이 전달됐으며, 최 시장은 금도장인지 모르고 받았다고 해명했다.

행자부 장관을 지낸 박명재 CHA의과대학 총장과 의정관이던 황인평 제주 부지사 이름도 현재 거론되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국새는 헌법공포문 전문, 훈·포장증, 중요 외교문서 등에 날인되는 나라의 인장이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모두 4차례 제작됐다. '제헌 국새'인 제1대 국새는 1949년에, 제2대 국새는 1963년에 각각 제작됐다.


제1대 국새는 고 정기호(1899~1989) 선생이 은을 재료로 전통방식인 주물 방식을 통해 만들었으며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인뉴(손잡이) 모양은 용이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최장기간 사용됐던 2대 거북 국새는 국가기록원 나라기록관에 보관돼 있다.

제3대 국새는 1999년 2월부터 2008년 2월21일까지 사용됐다. 금 75.2%, 은 11.8%, 동 11.6%, 아연 1.4%가 함유된 금 18K로 이뤄졌다. 제작은 고 정기호 선생의 제자로 4대 국새를 제작한 민홍규 씨가 만들었다. 인뉴 모양은 봉황이다.

제4대 국새는 3대 국새에서 균열이 발견됨에 따라 제작 작업이 시작됐으며 2008년 1월 제작이 완료됐다. 민씨는 국새 제작 후 진흙거푸집은 서울 북한산을 비롯한 전국 9개 명소의 흙을 사용했고 국새 내함을 싸는 겹으로 된 보자기는 금실 자수를, 받침대는 전통한지 200장을 1800겹으로 배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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