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청량리점 열어… 1000개 전통시장 고사위기

이재경 MTN기자 2010.08.2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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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경동시장, 경동광성상가, 청량리종합시장 등...'상생'과 역행행보 지적

< 앵커멘트 >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청량리점이 서울 동북권 최대 규모의 쇼핑공간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이 때문에 수십년간 서민들과 생사고락을 같이 해온 전통시장이 고사위기에 처하게 됐습니다. 친서민이나 상생의 사회적 분위기에도 역행한다는 지적입니다. 이재경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은 청량리 민자역사에 백화점, 마트, 영화관을 한데 모은 롯데 복합쇼핑몰로 핵심시설 영업면적이 3만7천328㎡에 이릅니다.

개장행사 후 이철우 롯데쇼핑 사장은 직접 매장뿐 아니라 주차장까지 일일이 돌아보며 현장을 점검했습니다.



롯데쇼핑이 6년여에 걸쳐 공들여 지은 곳인만큼 꼼꼼히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서 길 하나를 건너면 곧바로 만날 수 있는 대규모의 전통시장에서는 비장한 분위기마저 느껴집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청량리점이 개장함에 따라 인근 시장 상인들의 주름살은 더욱더 깊어지게 됐습니다.


[인터뷰] 정이도 / 청량리전통시장 상인
"상당히 두렵고 겁도 나고 그렇지요. (롯데가) 거기서 바로 가깝게 (영업)하니까 청량리에 몰리는 손님들이 재래시장 오지않고 그리로 (가니까요)"

청량리역 앞에 모여 있는 전통시장은 무려 6곳이나 됩니다.



경동시장에서부터 경동광성상가, 청량리종합시장, 청량리청과물시장, 청량리전통시장, 동서시장이 모두 한자리에 붙어 있습니다.

이 곳에 자리한 점포는 1천개에 달합니다.

청량리역을 기준으로 반경 2㎞ 내에 있는 시장은 이밖에도 전곡시장, 전농로터리시장, 답십리현대시장 등 세 곳이 더 있습니다.



게다가 시장 상인들은 규제에 묶여 열악한 환경을 개선할 수도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처지입니다.

시장 상인들은 환경개선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대형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인가를 내준 지자체도 원망스럽습니다.

[인터뷰] 임동혁 / 청량리 전통시장 상인회 부회장
"재개발 지역으로 묶여서 아케이드 하나가 제대로 된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환경조차도 이렇게 열악한데 우리가 재개발지역으로 묶어만 놓고 지원이 안된다고만 할 게 아니라 한시적으로라도, 그 다음에 폐기될 수 있는 것이라도 지원을 많이 해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은 전통적인 상권의 한복판에 들어온 공룡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주변 상권과의 상생과 조화의 노력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재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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