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아파트 2억원에 살 수 있다고?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10.08.1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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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자 2억+투자권자 3억…지분형아파트 거래 시스템 '뉴홈즈' 등장

한국 이어 러시아·싱가포르서도 특허

부동산 신탁을 통해 아파트 거주·투자 수요의 수익권을 분리하는 이른바 '지분형 아파트' 거래 시스템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영조주택 계열사인 한국부동산거래소는 신개념 아파트 신탁 거래 시스템인 '뉴홈즈'가 한국에 이어 러시아와 싱가포르에서 특허를 취득, 조만간 본격적인 사업 시행에 들어간다고 18일 밝혔다.



뉴홈즈는 부동산 신탁회사를 통해 아파트 거주 목적의 입주권과 시세차익을 원하는 투자권으로 수익권을 양분해 이를 채권으로 유동화한 것이다. 쉽게 말해 집 1채를 거주자와 투자자가 각각 돈을 내 구매하고 수익을 나눠 갖는 구조다. 다만 뉴홈즈의 법적 소유주체는 거래를 총괄하는 한국부동산거래소이며 거주자와 투자자는 모두 수익권 보유자가 된다.

예를 들어 5억원짜리 아파트라면 실거주자가 약 2억원(40%)을 부담하고 나머지 3억원(60%)은 투자권자가 매입하는 방식이다. 지역별 전셋값이나 단지특성 등에 따라 거주 수익권과 투자 수익권 비율은 달라질 수도 있다.



거주권을 매입한 사람은 2년마다 전세계약 갱신 등을 신경쓰지 않고 계속 거주가 가능하다. 투자자 입장에선 금융권에서 큰 돈을 투자하지 않고도 부동산 수익권을 보유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자금이 부족할 경우 주거·투자용 수익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도 받을 수 있다.

집값이 오를 경우 시세차익에 대한 권리는 투자용 수익권자에게 더 많이 준다. 집값이 오르면 거주용 수익권 보유자에게도 일정 비율의 차익이 보장된다. 관련 업계는 이 거래 시스템이 정착되면 건설업계 최대 현안인 미분양 적체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부동산거래소 오현성 대표는 "이미 20∼30개 건설사들로부터 준공후 미분양아파트를 유동화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입지가 좋아 향후 부동산 경기가 풀리면 집값이 오를만한 곳, 주변 시세에 비해 할인 폭이 큰 곳들을 중심으로 사업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년여간 법적 검토를 비롯해 신탁사, 은행권, 기관투자자 등과 함께 사업 적격성 여부도 논의했다"며 "뉴홈즈 1호가 나오면 아파트 등 주택시장 거래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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