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부진-전세 꿈틀…양극화 '뚜렷'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2010.08.18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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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 관망 짙어지며 하락-전세, 가을철 앞둔 수요로 상승

#올 봄 이후 하락세를 보여온 서울 노원구 상계동과 중계동 일대 아파트 전셋값이 최근 소폭 오름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학군수요 등으로 매년 이맘 때쯤 전셋값과 동반 상승세를 보이던 매매가는 시장 침체와 맞물려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계동 P공인 관계자는 "매매의 경우 가격을 크게 낮춰 내놔도 거래가 성사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세는 최근 몇 주 새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의 전통적인 성수기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매매와 전세시장의 온도차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로 전향하는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여서 당분간 매매-전세간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매매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금리정책 등 불확실성이 확산되는데다 집값 추가 하락 전망이 우세하면서 관망세가 짙어지는 모습이다.



반면 전세시장은 내집 마련을 계획한 수요자들이 주택 매입을 미루고 전세시장으로 옮겨가고 있고 신혼부부 등 소형 전세수요를 중심으로 가을 이사철에 대비해 움직이는 수요가 늘고 있다.

상계동 주공7단지 79㎡는 두달 전만 하더라도 3억2000만원선에 거래가 이뤄졌으나 최근 대부분 매물이 3억원선에 나왔고 일부 3억원 밑으로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물도 있다. 하지만 전셋값은 현재 1억2000만원선으로 한달 전보다 500만~1000만원 올랐다.

구로구 신도림동 역시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으며 전셋값이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신도림태영아파트 105㎡는 최근 2억1000만~2억3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한달새 약 1000만원 뛰었다.


인근 T공인 관계자는 "신규 물량이 거의 없고 교통이 좋아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는다"며 "대부분 재계약이 이뤄지는 상황이어서 전세가 나왔다 하면 거래가 빨리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매매를 찾는 사람은 거의 없고 급매도 거래가 잘 안된다"며 "매매계약서를 쓴 게 몇 달은 됐다"고 하소연했다.

송파구, 마포구 등도 비수기인 여름철 동안 잠잠하던 전세가격이 최근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매매가격은 지난 2월 이후 2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반면 전셋값은 4월 이후 조정양상을 보이다가 지난달 후반부터 하락세를 멈춘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매매와 전세시장간 온도차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좀더 기다리면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수요자들이 주택 매입을 미루고 전세로 남는 수요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계절수요가 더해지면서 전세시장이 꿈틀대고 있는 것"이라며 "매매시장이 전환점을 맞을 때까진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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