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들은 이 화려한 호텔의 오픈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르마니가 돈을 벌기는 정말 많이 벌었구나"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나 아르마니가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에 호텔사업을 하든, 아니면 돈을 더 벌기 위해서 호텔사업을 하든 우리에게 그것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정작 궁금한 것은 아르마니가 무엇을 무기로 호텔사업에 진출했고 계속 확장하느냐 하는 점이다.
호텔 운영의 경험과 노하우가 전혀 없는 아르마니에게 이처럼 후한 점수를 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브랜드파워 때문이다. 사람들은 아르마니호텔에서 아르마니를 느껴보고 싶어한다. 자신을 부유하고 세련되고 매력적인 사람으로 동화시켜주는 아르마니 특유의 명품 패션감각을 그곳에서 경험하고 싶은 것이다. 바로 이것이 아르마니의 브랜드자산이며 파워다. 그리고 호텔업에 진출할 수 있었던 강력한 무기다.
동일한 기대와 느낌이란 '아르마니 특유의 부유하고 세련되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패션감각'을 일컫는다. 아르마니 속옷을 입는 것도 바로 그런 느낌을 갖기 위한 것이고, 아르마니가 인테리어 디자인한 자동차나 항공기에 탑승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아르마니는 패션제품 브랜드'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관점이다. '아르마니는 부유하고 세련되고 매력적인 이미지를 연출해주는 특유의 패션감각, 바로 그 패션감각을 의미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우리는 이 미묘한 차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브랜드경영에서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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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마니는 패션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다. 독자적인 패션감각을 파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고객들이 갈망하는 것은 '아르마니' 브랜드가 붙은 제품이 아니라 아르마니의 패션감각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패션제품이 아니라 하더라도 휴대폰이든 자동차든 호텔이든 어떤 것이든 아르마니 스타일, 아르마니의 패션감각이 담겨있으면 아르마니가 된다.
브랜드경영의 시작은 정체성을 명확히 설정하는 일이다. 가령 '종가집은 종합식품 브랜드'라고 설정한다면 '종가집두부' '종가집참기름' '종가집만두' '종가집냉면' '종가집고추장' 등 종합식품 브랜드로 성장하는 길을 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종가집은 김치전문 브랜드'라고 설정한다면 '종가집김치' '종가집김치만두' '종가집김치라면' '종가집김치냉장고' '종가집김치보관용기' '종가집김치박물관' 등으로 확장하는 다른 길을 가게 된다. 이처럼 브랜드의 정체성은 브랜드경영의 시작이며 끝이다.
"아르마니 도대체 넌 누구냐?" 아르마니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나는 고객을 부유하고 세련되고 매력적으로 연출해주는 나만의 패션감각을 파는 브랜드다." 그리고 자신들이 취급하는 모든 제품은 그 패션감각을 고객에게 전해주기 위한 매개체일 뿐이라는 말을 덧붙일 것이다.
이번에는 당신의 브랜드에 물어보자. "도대체 넌 누구냐?" 당신의 브랜드가 대답하기를 "나는 식품브랜드다" "나는 양복브랜드다" "나는 아파트브랜드"라는 식의 시시한 답이 아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