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 마힌드라, '먹튀' 상하이차와 다를까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김보형 기자 2010.08.17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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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대금 자체자금으로 충당 가능"… 합작 경험도 풍부

인도의 마힌드라&마힌드라그룹(이하 마힌드라)이 쌍용자동차 (5,200원 ▲60 +1.17%)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쌍용차 정상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마힌드라가 제시한 정확한 인수가격이나 세부조건이 베일에 가려져 있어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쌍용차가 마힌드라를 선택한 배경 역시 알려지지 않았다. 마힌드라는 국내에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다. 이로 인해 '먹튀 논란'을 낳은 상하이차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왜 마힌드라를 선택했나=16일 업계에 따르면 마힌드라가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택된 이유로는 유상증자(계획) 규모가 가장 컸고 자금조달 능력이 앞섰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유상증자를 통해 쌍용차에 출자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를 감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쌍용차 인수·합병(M&A)에 정통한 관계자는 "마힌드라가 다른 인수후보들에 비해 유상증자 비율이 더 높았다"며 "이는 쌍용차를 인수해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어서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마힌드라는 현금성자산만으로 인수자금을 납부할 수 있는 등 자금조달 계획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관계자는 "마힌드라는 입찰대금의 120~130%에 달하는 자금조달 증빙서류를 제출했다"며 "인수대금을 대부분 자체 자금으로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파사사라시(V. S. Parthasarathy) 마힌드라 최고투자책임자(CIO)가 국내 금융기관과 접촉한 것도 쌍용차 인수자금이 아니라 인수 이후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차원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2004년 쌍용차 인수대금의 절반 이상을 외부에서 조달한 상하이차와 다르다는 것이다.

◇마힌드라, 과연 상하이차와 다른가=상하이차는 2004년 쌍용차를 인수한 후 5년도 되지 않아 철수를 선언했다. 상하이차는 인수 당시 약속한 투자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쌍용차의 기술만 빼내가 이른바 '먹튀'를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기술유출과 관련해서는 아직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다.


마힌드라는 이런 한국 내 분위기에 상당히 신경쓰는 눈치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2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상하이차와 근본적으로 다른 차원의 기업"이라며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인수하는 게 아니라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우리 기술도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경영진이 내놓은 제품 투자계획을 철저히 지지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아난드 마힌드라 부회장의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자동차업계에서도 일단 마힌드라는 상하이차와 다를 것이란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마힌드라가 외국기업과 합작한 경험이 풍부한 만큼 시너지효과를 올리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마힌드라는 이미 인도시장에서 다목적스포츠차량(SUV)분야에서 1위를 차지, 일정수준 이상의 기술력을 확보했다"며 "포드나 르노 등과 합작을 통해 성공한 경험도 쌍용차 앞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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