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3Q 전망 누가 맞을까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10.08.16 15:14
글자크기

외국계 "실적 둔화 불가피" vs. 국내 "사상 최대 실적 경신"

대한항공 (22,550원 ▼50 -0.22%)이 실적 둔화 우려 속에 3일만에 하락했다. 특히 외국계증권사를 중심으로 이르면 3분기 수익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16일 대한항공의 주가는 전거래일대비 0.39% 하락한 7만6800원에 마감했다. 실적 호조에 힘입어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4.15% 상승했던 주가는 이날 오전 7만4600원까지 빠졌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이 67억원, 개인이 37억원어치 가량 순매도한 가운데 기관이 98억원어치 사들여 주가 하락을 방어했다.



대한항공은 화물 부문의 강세 속에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2조836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521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집계한 전망치 평균(매출 2조7613억원, 영업이익 2812억원)을 크게 웃도는 결과다.

3분기 전망은 국내외 증권사간 시각차가 크다. 화물 수요 둔화로 인한 실적 공백을 여객 부문이 채울 수 있는지 여부가 실적 흐름의 관건이다.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대한항공의 실적이 이미 정점을 이르러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표주가도 현 주가보다 낮게 제시해 사실상 '매도' 의견을 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올해 화물 수익이 전년대비 19%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며 기존 증가률 전망치 21%보다 내려잡았다. 3분기 수익도 전분기대비 2.4%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근거로 골드만은 대한항공의 목표가를 기존 8만원에서 7만3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캐세이퍼시픽이나 중국 동방항공, 싱가포르 항공보다 상승 여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투자의견도 '중립'을 유지했다.


BoA메릴린치증권는 3분기까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사이클상 3분기가 정점으로 내년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점쳤다.

메릴린치는 "내년 13개 신규 여객기 증설로 여객 부문의 수익이 압박을 받고 화물 사업이 현저하게 악화돼 수익이 1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객 부문의 성장세가 사상 최고 수준인데 이는 곧 성장성이 압박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메릴린치는 "내년 실적 둔화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시장수익률하회' 의견과 목표주가 6만6000원을 유지했다. 대한항공의 자산가치대비 주가비율(PBV)은 1.5배로 역사상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3분기 화물 수요가 둔화되겠지만 여객 부문이 이를 충분히 상쇄할 것으로 낙관했다. 2분기 실적을 넘어 사상 최대 실적 달성도 무난하다는 입장이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국제여객 부문의 수익률 상승으로 여객 부문 영업이익이 증가해 화물부문 영업익 둔화를 상쇄할 것"이라며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의 1.5배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민석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화물 성장은 정체되고 있지만 여객이 7,8월 사상 최대 탑승률을 나타내 분기 실적은 또 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라며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여객은 지난 2분기부터 운임이 반등해 급격한 수요 둔화만 없다면 내년 상반기까지 이익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항공 차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