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엔 감각적인 분위기의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제법 많다. 그 작은 골목 맛집들을 탐험하러 멀리서 찾아오는 이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너무 양적인 팽창에 치우친 탓인지 눈요기 할만한 공간은 많은데, 적당한 가격에 제대로 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은 드물어 미식가들이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화동'이란 상호가 정겹다. 오동나무 아래서 편안하게 이야기하고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다. 옛 선인들의 글에 '봉황은 은행나무 열매만 먹고 오동나무에만 앉았다'고 하는데, 귀한 의미를 가진 새가 앉는 귀한 나무처럼 귀한 손님들을 맞는 귀한 공간이 되고자 하는 소망도 함께 담았다.
한동안 양식당들이 이탈리안과 프렌치 요리로만 채워지는 것 같아 식상했는데, 요즘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아메리칸 비스트로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전형적인 미국식 메뉴인 미트로프를 비롯해 아보카도를 활용한 샐러드, 크램차우더스프 등 현지에서 맛보았을 법한 음식들이 포진해 있다. 미국 여행길이나 유학생활 당시 먹었던 음식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반길만한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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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는 점심과 저녁으로 나뉜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되는 점심에는 실속 있게 즐길 수 있는 런치세트와 간단한 메인요리가 가능하다. 특히 런치세트는 3가지 코스요리를 1만8000원에 즐길 수 있어 가격 만족도가 높다. 런치세트는 햄버거스테이크나 알프레도링귀니, 연어필레오븐구이 중 메인을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마카로니와 치즈&코울슬로와 커피(혹은 차)가 함께 구성돼 있다. 최근 한창 치솟은 가로수길의 밥값을 감안한다면 점심식사 자리는 물론 풍성한 느낌의 브런치로도 좋겠다.
디너메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돌판을 사용한 스테이크다. 일명 ‘핫스톤스테이크’라고 불리는 데 왠만한 레스토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메뉴다. 굽기 정도를 알맞게 하는 것이 쉽지 않고 서버들이 운반하거나 관리하는 것이 수월하지 않아 레스토랑에서는 꺼리는 아이템. 그러나 스테이크를 마지막까지 식지 않고 따뜻하게 먹을 수 있고, 지글거리는 소리 덕에 귀까지 즐거운 느낌이 들어 손님입장에서는 반길만하다. 스테이크를 맛보니, 수준급의 그릴 솜씨를 뽐낸다. 가격은 3만원 초반대다.
맛있는 음식에 술이 빠질 수 없다. 미국 느낌이 물씬 나는 메뉴들과 어울리는 60여종의 와인리스트가 준비돼 있다. 구성내용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내공이 느껴진다. 이곳의 음식들과 어울릴만한 것들로 모두 테이스팅하고 마련했다. 초보자도 즐길 수 있게 무겁지 않고 가로수길에 어울리게끔 부담 없는 가격대다. 커피와 음료도 호텔 못지않은 수준급이라 오후 시간 분위기 있는 카페로도 괜찮다. 가로수길 일대에서 제대로 된 식사와 와인을 합리적으로 할만한 공간을 찾는다면 기억해 둘만하다.
위치 : 신사역 8번 출구로 나와 투썸플레이스 끼고 좌회전, 신사중학교 방향으로 직진하다 왼편에 바네사브르노 매장 끼고 죄회전 20M 직진 오른편.
영업시간 : 오전 11:00~ 오후 10:30
연락처 : 02)3447-7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