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찰 가능성까지..투심 악화 불가피
르노-닛산의 인수 포기 소식에 쌍용차 (5,380원 ▼40 -0.74%) 주가가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강력한 인수 대상자로 점쳐졌던 르노-닛산이 정작 인수전에선 빠지면서 투자 심리가 극도로 악화됐다. 인수전 유찰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쌍용차 정상화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르노-닛산이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지난 5월 말부터 쌍용차의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지난 5월 감자 후 9000원대까지 밀렸던 주가는 1만6000원대까지 뛰었다.
쌍용차 입장에선 글로벌 자동차메이커인 르노-닛산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이 더해지면 쌍용차의 정상화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급등한 주가는 쌍용차 인수 합병에 방해가 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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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는 "르노-닛산은 쌍용차 실사 기간 중 쌍용차 내부 정보 뿐만 아니라 내수시장 공략 등 다양한 가능성을 저울질했을 것"이라며 "쌍용차 주가 급등으로 인수가액도 오른 상황에서 새 공장 짓는 것과 비교했을 때 쌍용차 인수가 가격 메리트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밝혔다.
11일 현재 쌍용차 시가총액은 4678억원이다. 쌍용차가 안고 있는 부채는 7000억원이 넘는다. 지분 인수까지 감안하면 인수 총 비용은 1조원 이상이 될 수 있다. 반면 연 30만대를 생산할 공장을 증설하는 데는 1조원이 채 안 된다는 관측이다.
인수액 뿐만 아니라 부품업체 통합, 기업 문화 통합 등 경제 외적인 문제까지 고려했을 때 르노-닛산 입장에선 공장 신설이 유리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쌍용차를 인수할 경우 바로 자금을 투입해야 하지만 공장을 신설하면 경기 회복 시기를 봐 가며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르노-닛산이 빠지면서 쌍용차로서는 불리한 상황이 됐다. 르노-닛산 인수로 기대됐던 빠른 정상화가 어려워진 데다 인수전이 유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마힌드라가 시장 예상보다 높은 4만8000만달러(약 5563억원)를 제시했다지만 인수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인수가 유찰돼 가격이 낮아진 후 르노가 다시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쌍용차의 주가는 르노-닛산 효과로 급등했던 만큼 당분간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인수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주가는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며 "쌍용차 주가 흐름의 결정타는 최종 인수가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