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株, 르노-닛산에 웃다 울다…앞으론?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10.08.1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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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주가 하한가 직행
-유찰 가능성까지..투심 악화 불가피

르노-닛산의 인수 포기 소식에 쌍용차 (5,380원 ▼40 -0.74%) 주가가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강력한 인수 대상자로 점쳐졌던 르노-닛산이 정작 인수전에선 빠지면서 투자 심리가 극도로 악화됐다. 인수전 유찰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쌍용차 정상화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11일 쌍용차의 주가는 전일대비 14.8% 급락한 1만2950원으로 마감했다. 전날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가격 부담을 이유로 쌍용차 최종 인수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소식에 주가는 개장 직후 하한가로 직행했다.

르노-닛산이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지난 5월 말부터 쌍용차의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지난 5월 감자 후 9000원대까지 밀렸던 주가는 1만6000원대까지 뛰었다.



르노-닛산은 가장 강력하고도 매력적인 인수 대상자로 거론됐다. 우선 자회사인 르노 삼성은 내수 시장에서 넘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엔화 강세로 공장 신설보다 쌍용차를 인수해 생산력을 늘리는 게 유리하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쌍용차 입장에선 글로벌 자동차메이커인 르노-닛산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이 더해지면 쌍용차의 정상화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급등한 주가는 쌍용차 인수 합병에 방해가 됐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는 "르노-닛산은 쌍용차 실사 기간 중 쌍용차 내부 정보 뿐만 아니라 내수시장 공략 등 다양한 가능성을 저울질했을 것"이라며 "쌍용차 주가 급등으로 인수가액도 오른 상황에서 새 공장 짓는 것과 비교했을 때 쌍용차 인수가 가격 메리트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밝혔다.

11일 현재 쌍용차 시가총액은 4678억원이다. 쌍용차가 안고 있는 부채는 7000억원이 넘는다. 지분 인수까지 감안하면 인수 총 비용은 1조원 이상이 될 수 있다. 반면 연 30만대를 생산할 공장을 증설하는 데는 1조원이 채 안 된다는 관측이다.

인수액 뿐만 아니라 부품업체 통합, 기업 문화 통합 등 경제 외적인 문제까지 고려했을 때 르노-닛산 입장에선 공장 신설이 유리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쌍용차를 인수할 경우 바로 자금을 투입해야 하지만 공장을 신설하면 경기 회복 시기를 봐 가며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르노-닛산이 빠지면서 쌍용차로서는 불리한 상황이 됐다. 르노-닛산 인수로 기대됐던 빠른 정상화가 어려워진 데다 인수전이 유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마힌드라가 시장 예상보다 높은 4만8000만달러(약 5563억원)를 제시했다지만 인수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인수가 유찰돼 가격이 낮아진 후 르노가 다시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쌍용차의 주가는 르노-닛산 효과로 급등했던 만큼 당분간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인수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주가는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며 "쌍용차 주가 흐름의 결정타는 최종 인수가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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